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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어디서 뚫렸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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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특검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혐의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인 만큼 '중대성'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 주변에선 추경호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가 확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추경호가 윤석열의 '지시'를 받고 실제 계엄해제 표결 방해 행위로 이어졌다는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추경호가 받고 있는 혐의는 비상계엄 당일 의원총회 장소 변경 공지와 관련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와 계엄 직후 윤석열과 통화에서 관련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선 당일 추경호의 행적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추경호는 비상계엄 선포 후 의총 장소를 국회(11시3분)→당사(11시9분)→국회(11시33분)→당사(12시5분)로 세차례 변경했습니다. 주목할 건 이런 장소 변경과 윤석열 통화와 연관성입니다.

추경호는 당일 10시56분 홍철호 정무수석과 3분간 통화했고, 이후 11시11분 한덕수 전 총리와 7분간 통화했으며, 11시 22분에는 윤석열과 2분 가량 통화했습니다. 추경호는 단순한 계엄 선포 경위와 상황 공유 차원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일련의 통화에서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은 것으로 의심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한덕수와 통화가 7분이나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이 취해야 할 조치와 입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윤석열의 전화는 이를 재차 강조하는 차원이었을 공산이 크다는 게 특검 판단입니다.

문제는 추경호가 윤석열과 통화 후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바꾼 것을 혐의 부인의 가장 유력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윤석열의 지시 또는 공모 행위가 있었다면 통화 직후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했겠느냐는 겁니다. 특검은 수사 초기부터 이런 주장을 깨뜨릴 증거 확보에 역점을 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관련해 내란 특검 박지영 특검보는 3일 "(윤석열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나 방법은 확인해주기 어렵지만 (공모관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밝혔습니다. 추경호가 그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웠던 방어벽이 무너졌음을 암시합니다.

그 계기는 지난 9월 추경호 원내대표 보좌진 휴대폰 압수가 결정적이었을 공산이 큽니다. 당시 보좌진 5명으로부터 휴대폰을 압수했는데, 그중 일부에서 그날의 상황을 알려주는 증거를 확보했다는 애기가 흘러나옵니다. 추경호가 윤석열의 지시를 암시하는 말을 보좌진에 건넨 녹음 파일이나 문자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당시 추경호와 함께 있었던 국민의힘 의원과 당직자들의 진술이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검은 공개된 국민의힘 현역 의원 4명 외에도 일부 의원들을 비공개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검이 법원에 청구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에 대한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을 철회하지 않고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것도 주목됩니다. 당시 원내대표 추경호는 당 대표인 한동훈의 여러차례에 걸친 본회장 소집 지시를 거부했습니다. 한동훈은 추경호가 의총장소를 재차 당사로 변경한 직후인 12시6분께 우재준 의원을 통해 '대표 지시사항이니 본회의장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12시10분에도 '당대표 한동훈인데, 본회의장으로 모두 모이라'는 지시를 반복해 보냈습니다. 한동훈이 계엄해제 표결 당시 상황을 법정에서 직접 진술하면 추경호 혐의 입증이 한층 수월할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추경호 신병 처리가 내란정당 프레임이 작동하는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별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에선 추경호가 구속될 경우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여당과 시민사회에선 국민의힘 지도부의 내란 동조 행위가 드러나면 정당 해산 심판을 제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계엄의 밤에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저항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다수 국민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아침햇발] 이제 민주당이 보여줄 차례

'재판중지법' 철회 사태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황준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이번 일로 정부-여당 소통 부족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부각 등 여권 내부가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고 말합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자기 정치 욕심을 원인으로 짚고, 이제 국민 삶에 도움되는 실력을 보여줄 차례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경제직필] 차악을 윤허받아 기쁜가

한미 관세협상 결과는 최악을 피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만하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이번 협상 결과의 위험 요소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응 방안 모색을 촉구합니다. 2000억 달러 전액 미국 투자 조건과 수익 분배, 외환 시장 변동성, 국내 산업공동화와 재정 자원 손실 등 한국 경제의 대외적 불안정성은 한층 커졌다고 진단합니다.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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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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