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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아무리 급해도 '6개월 차관' 출마라니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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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총선을 앞두고 내각에 사실상 총동원령이 내려진 가운데 임명된지 불과 반 년밖에 안 된 차관들도 줄줄이 출마가 예상돼 논란입니다. 거론되는 인사들은 지난 7월 대통령실에서 일하다 각 부처 차관으로 옮겨간 이른바 '윤심 차관'들이 대부분입니다. 인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인 차관 임명을 통해 이들에게 선출직 도전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현실이 된 셈입니다. 국정 수행의 핵심 자리인 차관을 총선 출마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6개월짜리 차관 출마자는 5명 안팎입니다.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차관으로 영전해 '실세 차관'으로 꼽히는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은 고향 대구·경북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김 차관과 함께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일하던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 해운대갑 출마가 유력하고,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있던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충남 아산 등 자신의 고향 지역 출마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출신은 아니지만 6개월 단명 차관으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출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강원 도 원주공고 출신인 장 차관은 고향인 원주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에선 장 차관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총선 카드'로 활용도가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임명돼 차관으로서의 활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나 평가가 형성되기도 전에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박 차관과 함께 조승환 장관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습니다. 장차관 출마설이 동시에 나오는 건 매우 이례적인데, 두 사람 모두 고향이자 해양수산업계의 영향력이 강한 부산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실제 해수부 수뇌부의 동반 총선 출마가 현실화 할지는 미지수지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국정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관가에서 나옵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해수부의 장차관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여권에선 '윤심 차관'들의 경우 충성도가 높고 관료로서 경험도 쌓아 총선 출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도 이들을 차관으로 보낼 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홍보수석이 브리핑까지 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복지부동하는 공무원 집단을 이번 인사로 흔들어 '일하는 부처'로 만들겠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이들을 총선에 출마시키면서 명분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이른바 '용핵관'을 국민의힘에 심으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최근 장차관 출마설이 쏟아지면서 세종을 비롯한 공직사회는 크게 들썩이고 있습니다. 장관만 해도 10명 가까이 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공직사회의 모든 관심이 각 부처 장차관이나 용산 참모들의 출마 여부로 쏠리면서 정부의 국정동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일부 부처의 경우 장차관의 출마설이 올해 초부터 이어져 조직 내 동요와 피로감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출마설이 도는 부처의 실무 공무원들이 인기 없는 정책 추진을 뒤로 미루려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가 총선 흐름에 휩쓸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이 '민생 우선'을 강조하지만 실제론 민생을 집행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의 힘을 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역대 정권에서도 총선 때마다 장차관이나 대통령 참모들이 출마하는 일이 반복됐지만 이번처럼 크게 요동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총선 승리에 집착하다 국가가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경제직필] 우파 포퓰리스트는 사방을 난사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전형적인 우파 포퓰리즘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포퓰리즘 지도자는 과잉 자신감으로 뭉쳐 있다고 말합니다. 전통적인 정치방식을 무시하고 선동적인 단ㅇ어를 쓰며, 전체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합니다. 좌파 포퓰리즘과 다르게 우파 포퓰리즘의 칼끝은 어디로 향할지 종잡을 수 없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아침햇발] 민주당은 얼마나 절박한가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막말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정국 주도권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가운데 악재만 쏟아지는 형국입니다. 한겨레신문 최혜정 논설위원은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계산외에는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반사이익' 전략을 고수하는 한 총선의 심판론은 정부여당이 아닌 민주당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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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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