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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김민석', 이해찬이 될 수 있을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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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정권의 2인자'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가 관심입니다.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고 국정 최고심의기관인 국무회의 부의장을 맡는 명실상부한 대통령 다음의 정권 실세입니다. 앞서 한덕수 총리가 비상계엄을 막지 못해 정권을 나락에 빠뜨리는 데 일조한 것을 보면, 헌법상 2인자인 총리의 막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진보진영에선 김 내정자가 노무현 정부 실세총리였던 이해찬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이재명 정부 성공 여부를 가를 시금석이 될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86 운동권 출신'인 김 내정자는 DJ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최연소 국회의원이 되는 등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당적을 옮기는 등 여러 차례 부침을 겪으며 한때 정치권에서 잊혀진 인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민주당에 다시 복귀해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입지를 다져오다, 지난 총선에서 전략가로서 면모를 각인시켰습니다. 그러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도우면서 '신친명계' 핵심이 됐고, 이번 대선을 통해 '이재명의 오른팔'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총리 내정이 단순한 보은 인사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이재명의 국정 철학과 정책 노선을 잘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발탁 배경이라는 게 민주당 안팎의 분석입니다. 풍부한 정치 경험과 중도적 이미지, 대중성도 고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책·전략통으로서 이재명표 개혁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옵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당 집권플랜본부 수장을 맡아 '먹사니즘'과 '친기업 성장론' 등 이 대통령의 경제·산업 정책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관건은 이 대통령과 사이가 가까운 김 내정자가 소신껏 조언을 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선 이 대통령이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이 대통령도 대선 기간 개헌 공약을 발표하면서 총리를 국회에서 추천하는 '책임총리제'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헌법상 명시된 총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가장 큰 폐해인 권력 집중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셈입니다.  

책임총리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노무현 정부 당시 이해찬 총리가 꼽힙니다. 이 전 총리는 당시 일상적 국정운영을 도맡아 하며 정치권에서 자타공인 '실세 총리'로 통했는데, 그 배경에는 노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데 있습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이 총리에게 내치를 맡기다시피하고 자신은 외교와 안보 등 큰그림 그리기에 전념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인사에도 상당한 권한을 행사했는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통령 측근이나 사조직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과 이해찬의 모범적인 역할 분담은 무엇보다 정치적 신뢰 관계가 두터웠기에 가능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재야출신 정치인으로서 지향하는 가치가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일에 관한한 합리주의와 실용주의를 추구한다는 삶의 태도가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케미가 맞았습니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은 "명분도 좋지만 그 명분을 어떤 방식으로 실행에 옮기는냐 하는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고 회고합니다.

반면에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무너진 윤석열과 한덕수는 최악의 조합이었습니다. 윤석열도 책임총리제를 언급했지만 말뿐이었지 일방적인 수직적 관계였습니다. 한덕수는 임기 내내 낯간지러운 '윤비어천가'를 불렀고 국회에서 방탄총리의 역할에 적극적이다 못해 철벽총리가 됐습니다. 현행 헌법상 총리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 어렵지만 대통령이 변하지 않을때 총리는 실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과 김 내정자 모두에게 부여된 과제입니다.

[김광호 칼럼] 이재명 정부가 '역사의 필연'이 되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정치 복원을 강조했습니다. 경향신문 김광호 논설위원은 이 대통령이 '전쟁 정치 종식'이라는 제1공약을 실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새 정부 첫 원내대표는 '극한직업'이라고 하는데, 자율성과 책임을 주고 국회 정치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한편, 야당 대표를 연정 파트너 대하듯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광화문에서] 국민의힘, 정도만 걸었어도 사상 두 번째 대패는 없었다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민주화 이후 두 번째로 큰 격차로 패했습니다. 동아일보 김준일 기자는 그런데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할 때까지도 책임지겠다는 사람 하나 없다고 비판합니다. 이제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법한데도 지난 6개월 간의 모습 그대로라는 겁니다. 또 속으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면 이번엔 당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지 모른다고 경고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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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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