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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의 트집잡기, 윤석열에게 배웠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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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책임한 처신을 놓고 윤석열의 '제왕적 대통령'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거부권을 남발하고 법을 무시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가 윤석열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최소한의 역사의식과 공적 책임감 결여는 눈치보기에 능한 관료적 습성 외에 법치를 훼손해온 윤석열 내각의 핵심 구성원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입니다.

최 대행의 윤석열 따라하기의 대표적 사례는 잦은 거부권 행사입니다. 지난달 31일의 내란특검법 거부권 행사로 최 대행이 권한대행직 수행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모두 7개로 늘어났습니다. 1987년 민주화이후 거부권 행사수로는 윤석열(25회)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권한대행에 오른지 불과 한달 여밖에 안 된 시간을 고려하면 역대급 불명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 대행이 행사한 거부권이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점도 논란입니다. 최 대행은 비상계엄 직후 윤석열 측에서 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지시 쪽지와 관련해 수사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특검과 이해상충이 있는 최 대행이 특검을 막는 건 권한 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윤석열도 본인과 배우자의 의혹과 관련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습니다. 거부권 행사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유화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지연은 윤석열식 '늑장 인사' 수법의 재판입니다. 헌재는 3일로 예정된 '마은혁 불임명' 권한쟁의심판 결정을 연기했는데, 최 대행의 변론 재개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최 대행이 여당과 보수층을 의식해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는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더라도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지 않고 버티기를 할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뿐만아니라 최 대행은 내란 사태를 수사할 상설특검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설특검법에는 대통령이 지체없이 특검후보자 추천의뢰를 하도록 돼있지만 뭉개는 상황입니다.

최 대행의 이런 행태는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은 최민희 의원에 대해 윤석열이 7개월 넘게 임명을 하지 않았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야당 추천 몫으로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임명을 해야 하는데도 법제처 유권해석을 핑계로 방치한 것이 국회 추천 몫인 마 후보자 임명 보류 행태와 똑같습니다. 윤석열은 공수처장 임명을 수 개월 미루고, 공수처 검사 4명에 대해 임기 만료 이틀을 앞두고서야 연임을 재가해 공수처 힘빼기 의도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최 대행의 헌재재판관 늑장 임명도 헌재 힘빼기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공직자를 임명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이자 의무인데 아무런 이유 없이 지명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요 사안에 대해 여야 합의라는 조건을 달아 떠넘기는 방식도 최 대행과 윤석열은 닮은꼴입니다. 최 대행은 내란 특검법과 헌재 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여야 합의 필요와 확인을 전제로 내세웠습니다. 여야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가 어려운줄 알면서도 수용을 하지 않을 명분을 찾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윤석열이 특별감찰관 임명 여론이 커질 때마다 "여야가 합의해오면"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이행을 하지 않으려는 꼼수였습니다.

지금 최 대행의 모습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여전히 윤석열정부의 핵심 장관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최 대행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 두려워하며 국가를 위해 책임있게 행동하겠다"고 했지만 윤석열 편에 서서, 윤석열이 해오던 방식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말처럼 정치적 좌고우면이나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원칙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지금 그가 할 일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계속 방기한다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민아 칼럼] 헌재 흔드는 국민의힘, 조기 대선도 거부할 텐가

국민의힘의 헌법재판소 흔들기가 도를 넘었습니다. 경향신문 김민아 칼럼니스트는 정치적 상상력도, 유연한 협상력도 없는 권영세, 권성동 투 톱이 헌재 공격에만 집중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고 꼬집습니다. 검사 출신 보수정당 정치인들이 평생 해온 일이 색깔론과 갈라치기라서라는 겁니다. 헌재가 윤석열을 파면해도 여전히 '우리 대통령'으로 떠받들 거냐고 묻습니다. 👉 칼럼 보기

[서울광장] 태극기는 죄가 없다

박근혜 탄핵 때부터 보수 집회에 등장한 '태극기 부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서울신문 김미경 논설위원은 윤석열 계엄 선포 이후 두 달간 강성 우파의 상징처럼 돼 버린 태극기에 여론은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태극기뿐 아니라 미국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 극우적 행보를 보였고 결국 초유의 법원 폭력 난동 사태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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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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