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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특수활동비 두 달 후면 드러난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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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검찰이 '윤석열 검찰’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늑장을 부리는 모양새입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특수활동비 공개 소송에서 승소한 하승수 '세금도둑 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에게 6월 23일 공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지난 13일 나온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여 지나 자료를 공개하는 셈입니다. 법조계 에선 검찰이 민감한 자료를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간 검찰은 특수활동비 공개에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1심에서 특활비 공개 판결이 나왔는데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 상고 등 소송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소송 제기 4년 만에 최종적으로 공개 판결을 내리자 결국 이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주목되는 건 초유의 검찰 특활비 공개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재직시 특활비가 베일을 벗는다는 점에서입니다.

시민단체의 소송을 거쳐 확정된 특활비 공개 기간은 2017년 1월1일부터 2019년 9월30일까지입니다.  이 기간에 재직한 검찰총장은 김수남·문무일·윤석열 총장이고,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영렬·윤석열·배성범 지검장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기간이 대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특활비가 공개되면 당시 그가 지출한 특활비 사용 내역과 명목 등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윤 대통령의 검찰 특활비 문제는 2020년 검찰총장 재직 때 불거졌습니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윤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가 지급된 사실이 없어 수사팀이 애로를 겪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특활비 집행과 관련해 조사를 지시했지만 대검은 확인이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은 "특활비는 월별·분기별 집행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수사와 정보수집 활동 명목으로 매해 수백 억 원의 특활비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법무부 특활비 규모는 180억 원 정도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검찰 특활비로 책정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 등에 쓰이는 특수활동비는 사용처 증빙을 하지 않아도 돼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특활비가 소수 검찰 간부에게 현금으로 배당되는 등 사용처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검찰 특활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드러난 경우도 여러 차례입니다. 2011년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전국 검사장 워크숍'에서 수백 만 원씩이 든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습니다. 당시 지급된 돈은 검찰총장에게 지급된 특활비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7년에는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안태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부하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는데 출처가 특활비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감찰에 착수해 이 전 지검장 등을 면직 처분했습니다.

검찰 측에선 특활비 배정에서 검찰총장의 관여 정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검찰총장은 '1차 집행권자'로 일선기관장에게 특활비를 집행할 뿐 '2차 집행권자'인 일선기관장이 사건별, 부서별로 구체적 집행을 한다는 겁니다. 통상 서울중앙지검이 규모가 크고 사건이 집중돼 특활비가 가장 많이 배정돼 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만약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시 특활비 공개에서 석연치 않은 집행 내역이 나올 경우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유달리 회식을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기질로 볼 때 국민의 상식 수준을 뛰어넘는 실태가 드러날지 관심입니다. 불투명한 현금 지급 사실이 드러나면 법적 책임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 마자 검찰 특활비 사용명세를 가장 잘 아는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을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으로,  윤재순 대검 운영지원과장은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관리를 맡는 총무비서관으로 발탁했습니다. 검찰 내에서는 인사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억측이 돌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노조 회계 투명화를 요구하며 노동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법적 조치를 철저히 강구하라"는 지시까지 내렸습니다. 같은 잣대가 자신이 집행한 검찰 특활비 공개에도 적용돼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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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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