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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빈 손' 우려 커졌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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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부터 1박2일간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지만 전망은 어둡습니다.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안 선제 발표에 일본이 호응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돌아가는 모양새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과거사 관련 진전된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 해법을 주도한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기류를 보여주는 장면이 지난 9일 일본 중의원에서 나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의원들의 강제징용 관련 질의에 "강제노동은 없었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끝난 일"이라고 했고, 일본 전범기업 배상도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거사 사과 문제도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확인만 한 것일 뿐 새로운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물 컵에 물이 절반 이상 찼으니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언이 무색해졌습니다.

일본 언론의 정상회담 전망도 우리 정부 기대와는 판이합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습니다. 2016년 11월 체결된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쥔 협정입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2019년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하자 보복 조치로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도 수출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 정부가 더 양보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전망합니다. 정상회담 후 한일 정상의 공동선언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한국이 기대하는 만큼의 구체적인 진전과 성과는 담기지 않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이 한국 전경련과 함께 '미래청년기금' 구성에 참여하고, 일본이 반도체 수출 규제 해제를 전향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고작일 거라는 관측입니다.    

한일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정상 셔틀외교’ 복원을 공식화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된 셔틀외교를 재개해 양국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자는 뜻을 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계기로 기시다 총리의 방한도 추진될 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취임 후 이른바 '그랜드바겐'(일괄 타결) 접근법을 주장해온 윤 대통령도 포괄적인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사실상의 '빈 손' 정상회담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는 점입니다. 대통령실은 '미래' '협력' '정상화' 등으로 회담 성과를 포장하겠지만 일방적 양보가 확인됐을 때 국민이 갖는 상실감은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국민 대다수는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이 '제3자 변제' 방식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둘러 개선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64%)이 '일부 양보하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31%)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해법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지난 6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대통령으로서 수행해야 할 외교와 안보, 국방, 이 모든 정책의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언급이 아니더라도 가시적인 일본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살은 윤 대통령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배상안을 방일을 위한 다리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여론&정치] 여당, 그래서 총선 이기겠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다는 결과가 많습니다. 여당은 '이재명 리스크'가 총선 승리를 보장할 거라며 미소짓습니다. 조선일보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총선 정권심판론에 주목합니다. '정부 견제'가 '정부 지원'보다 높게 나오는 게 대부분으로 내년 총선이 국정 심판 정서가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에 치러진다는 점을 여당은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칼럼 보기

[특파원 칼럼] 시진핑을 닮아가는 바이든

미국이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지원법 가이드라인'으로 우리 기업들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습니다. 초과수익 환수 조항과 반도체 공장 접근권이 특히 고약합니다. 서울신문 류지영 베이징특파원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틈만 나면 "세계 공급망 질서를 바꾼다"며 비난했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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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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