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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문재인 직접 저격한 이유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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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전임 문재인 정부를 유독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전임 정부 탓이 새롭지는 않지만 이날은 작심을 한 듯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특히 다른 자리도 아니고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최근 문 전 대통령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고 말한 대목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5년 간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바로 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똑같은 표현을 써서 역공을 했다는 겁니다. 야당에선 '뒷끝 작렬'이라는 비난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조목조목 문재인 정부에 칼을 겨눴습니다. 전세 사기는 전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에서 비롯됐고, 마약 사범 증가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는 전임 정권에서 증권합수단을 해체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까지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낮은 지지율과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모두 문재인 정부와 야당에 돌리는 '책임 떠넘기기' 전략입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1년 간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려 애썼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합니다. 국정기조 전환 추진 과정에서 '입법 동력'이 필수적이지만 야당의 반대로 좌절됐다는 점을 부각해 총선에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상황이) 어떠했는지 국민 여러분이 모두 목격했다"고 한 말에서도 이런 생각이 드러납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가운데 사실상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입니다.

하지만 여권 주변에선 다른 얘기도 나옵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가 깔려 있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대통령 퇴임 이후 평산마을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 문재인'의 일상 모습을 담은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10일 개봉됩니다. 여권에선 '정치인'이나 '전임 대통령'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중심에 둔 휴먼 다큐멘터리라는 제작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앞당겨 윤 대통령 취임일인 10일로 변경한 데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입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평산마을에 책방을 열었습니다. 평산책방은 개점 일주일 만에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었다고 공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10일 오후 평산책방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에선 문 전 대통령 주변과 민주당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행보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이런 기류가 정치적으로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견해도 있다고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진영 대결 구도가 강화돼 보수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정치권에선 이와 맞물려 윤 대통령의 문재인 정부 때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총선이 다가올수록 국정 부진의 책임을 전 정권과 야당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경제직필] 한국 대통령의 좌충우돌은 위험하다

윤석열 정부 외교가 미국에 경도되는 데 대한 우려가 큽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강화는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인식입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한국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중국에 싸움을 거는 것은 무모하다고 지적합니다.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중 정서'에 올라타고 있는 형국이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장강명의 마음 읽기] 흥미로운 중년이 되기 위하여

올해는 정부가 정한 '4050 책의 해'입니다. 젊었을 때보다 중년들의 독서량이 크게 낮아지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입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20, 30대는 책을 잃지 않고 영리함과 순발력으로 버틸 수 있지만 중년이 되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해 꾸준히 간접 체험과 지적 자극을 공급하지 않으면 노년에 마음의 병을 일으킬 거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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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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