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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거칠어지는 윤 대통령 연설문, 누가 작성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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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에서 거친 표현이 늘어나면서 연설문 작성과 의도 등에 관심이 쏠립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라는 생소한 표현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비판세력을 강하게 공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취지의 발언으로 갈라치기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때보다 더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는 게 중론입니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둔 진영 결집 의도가 크다고 보면서도 윤 대통령의 생각이 많이 담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문의 상당 부분을 직접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면 일관된 흐름이 나타납니다. 거의 모든 연설이 건조하고 투박한 문체로 쓰여졌고, 표현도 '자유' '미래' '연대' 등의 모호한 가치가 주를 이룹니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자유를 27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 연설문에 동원되는 표현이나 문구가 유사하다보니 내용도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기나 장소와 관련없이 연설문이 약간씩만 달라진채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이 주로 개인의 성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합니다. 거칠고 단조로운 문체는 오랜 검사 생활에서 익숙해진 것이고, 자유라는 단어가 많은 것도 윤 대통령이 평소 좋아하는 표현이어서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윤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국민을 감동시키거나 위로를 주는 경우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검찰의 공소장을 보는 듯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연설문의 골격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인의 생각을 참모들에게 말하면 연설기록비서관이 이를 토대로 초안을 만들고, 몇 차례 회의를 연 뒤 윤 대통령이 완성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임기 초반에 참모들이 감성적인 문체로 연설문을 써오면 호통을 쳤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도 "기념사를 대통령께서 빨간펜으로 본인이 초안 올라온 것을 다 정리했다"는 말을 숨기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참모들의 의견은 배제되고 대통령 본인의 취향이 주로 반영되는 '윤석열식 연설문'이 굳어지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연설문 방향이 점차 극단적인 보수로 치닫고 있다는 점입니다. 윤 대통령은 올들어 '반국가세력' '가짜뉴스' '괴담' '패륜' 등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된 '공산전체주의'라는 표현도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생소한 말입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연설문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게 유튜브의 영향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극우 유튜브 좀 끊으라"는 야당의 반응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이 평소 극우 색깔의 유튜브 채널을 즐겨 시청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깁니다. 윤 대통령이 최근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기용한 것도 이들의 유튜브를 시청해서라는 소문이 공공연합니다. 공직자 인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윤 대통령의 독선적이고 분열적인 연설문을 놓고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에서 보여야 할 역사적 관점이나 시대정신이 결여돼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대통령에게 연설문 작성을 맡길 게 아니라 참모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통령의 연설문은 나라의 정체성과 품격을 드러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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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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