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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외압' 의혹, 정권의 아킬레스건 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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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국방부 장∙차관 교체를 포함한 국방 안보라인 전면 쇄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대통령실에선 '누적된 과로' '정기인사에 맞춘 인사' '국방 역량 강화' 등으로 설명하지만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특히 인적 개편설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야당의 공수처 고발과 특검 추진 와중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채 상병 사건의 파장이 어디로 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안보라인 교체가 채 상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분석이 제기됩니다. 첫번째는 문책설입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VIP(윤 대통령) 개입이 있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한 후 사건의 핵심은 윤 대통령 수사 개입 의혹으로 일파만파 번졌습니다. 대통령실은 그 진원지가 해병대사령관이 통화했다고 언급한 안보실 2차장으로 지목했을 개연성이 큽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수사 외압 의혹이 보도되자 격노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빌미를 제공한 안보실 2차장과 국방비서관 문책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수사와 국정감사 등에 대비한 '꼬리 자르기'입니다. 이번 의혹은 현직 대통령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 중대사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5일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고발함에 따라 안보실2차장 등은 피의자 신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을 현직에 그대로 둘 경우 수사 과정에서 어떤 진술이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내달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인으로 채택돼 집중추궁을 받게 되면 예상치 못한 대통령 관련 얘기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실로선 이런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체를 선택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안보실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 기강을 잡는 효과도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최근들어 윤 대통령의 동향이나 주요 정책과 관련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말이 돕니다. 대통령실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중심으로 내부 감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별로 달라지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실 인사를 본보기로 기밀 외부 유출이나 입단속을 시키자는 취지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입니다.

국방부 장관 교체설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에선 이 사건이 불거진 데는 국방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종섭 장관은 자신이 결재까지 마친 수사보고서 경찰 이첩을 무리하게 막은 데다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로 규정하는 등 무리수를 연발했습니다. 여권에서도 박 대령의 '항명 사건'으로 군 지휘권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흠집이 났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정치권에선 이 사건의 파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 압력을 뒷받침할 물증이나 진술이 추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령 측 변호사가 언급했듯이, 윤 대통령 개입 의혹을 언급한 해병대사령관의 녹취파일이 존재할 여지가 있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비화폰도 포렌식이 되느냐"고 물어봤다는 점으로 미뤄 국방부·안보실과 연락할 때 도청 방지 보안 프로그램이 깔린 비화폰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통화가 있었다면 같은 방식이 사용됐을 테고 강제수사가 이뤄지면 밝혀낼 수 있습니다.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명시적 수사 개입은 현행법에서 엄격히 금지됩니다. 만약 윤 대통령이 실제 사단장을 처벌하지 말라고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국기문란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정도의 중대한 법률 위반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직접적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이 어디까지 규명될지 초미의 관심의 아닐 수 없습니다.

[하종강 칼럼] 10년이 아니라 30년쯤 후퇴했다

정부가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가한 교사들을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강한 반발에 부딪치자 철회했습니다. 여당에선 "신성한 선생님을 스스로 노동자로 격하시킨 단체가 책임이 있다"는 말을 내놨는데 하종강 성공회대 주임교수는 30년전 전교조 설립 때 정치인들이 전교조를 비난하며 자주 했던 표현이라고 상기시킵니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후퇴하고 있다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기억한다면

경기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유족이 희생자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집중해달라는 요구입니다. 사회의 관심이 가해자에 쏠릴수록 피해자는 깊이 숨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 강지원 이슈365팀장은 흉악범죄자들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을 살던 피해자들을 기억할 때 사회가 바뀐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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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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