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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선거 개입' 논란, 놔둬야 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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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선심성 행보가 이어지면서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대통령의 선거용 행보는 있었지만 윤 대통령처럼 이토록 노골적으로 '선거 개입' 논란을 빚지는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선 선관위가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대통령의 선거 중립 논란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은 28일 충북 옥천에 있는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았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육 여사의 생가를 찾은 것은 처음인데, 총선 전 보수층의 눈길을 끌려는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날 방문은 육 여사의 기일이나 인근 지역 행사 등 특별한 관련 일정 없이 이뤄진 것이어서 '총선용'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차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부각하며 보수층에 손짓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최초의 원자력 장기계획을 수립해 원전 사업을 일으켰다"고 말했고, 21일 울산 민생토론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울산 공업센터 착공 사실을 환기시켰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기회있을 때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를 떠올리는 일정을 계획해 보수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올들어 15차례 개최된 민생토론회는 '총선 공약 발표회'나 다름없습니다. 주로 여당 약세 지역을 토론회 장소로 정해 굵직한 정책 이슈를 풀어놓으면서 사실상 총선 지원에 나선 양상입니다. 민생토론회에서 쏟아낸 정책은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 및 재건축 규제 완화, GTX 노선 연장 및 신설, 상속세 완화 등 파장이 큰 정책들입니다. 대부분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야당과의 협의가 필수적이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거 개입 논란에도 다음달까지 영남권과 충청권을 방문해 민생토론회를 열겠다는 방침입니다. 총선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관건선거'를 멈추지 않겠다는 얘깁니다. 이런 행보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총선 후 국정운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섣부른 공약을 쏟아내는 바람에 총선 이후까지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의 총선용 행보가 계속되면서 선거법 위반이 쟁점화되는 양상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토론회가 '신종 관권선거'라며 윤 대통령 고발을 검토 중입니다. 현행 공직선거법 9조 1항은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서 '공무원'은 대통령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등 정무직 공무원도 포함된다는 헌법재판소 해석이 나와있습니다.

문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다는 점입니다. 선관위는 역대 대통령들의 선거 개입 논란이 제기될때마다 "특정 정당이나 선거 관련 발언이 없는 경우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때 헌재가 '특정 정당'(열린우리당)을 지칭한 부분에 대해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한 것을 기준으로 한 해석입니다.  

하지만 과거 선관위가 대통령의 정책 발표 또는 지방 행보로 인해 선거 개입 논란이 일때 자제를 촉구해왔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40여일 전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를 찾은 것을 들어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 선거용 행보가 지나치게 잦고 노골적이라는 점에서 비교가 안 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차제에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분명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선거법 개정 또는 대통령의 당적 이탈 의무 명시 등을 통해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앞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윤 대통령이 스스로 선거개입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게 다수의 지적입니다.

[오늘과 내일] "의사 너무 많으면 의료 질 떨어진다"던 정부

정부가 제시한 의대 증원 2000명을 둘러싼 적정성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동아일보 이진영 논설위원은 무엇보다 이 숫자가 과학적 근거 없이 갑자기 나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정부가 지난해 주도한 포럼에선 350~1000명 증원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겁니다. 의사가 늘어나면 국민 부담이 는다는 경고도 흘려듣기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세상읽기] 포퓰리즘 정치의 경제비용

우파 포퓰리즘이 세상을 흔드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포퓰리즘 정치로 흘러간다는 진단이 많습니다. 박복영 경희대 교수는 포퓰리즘의 장기적 영향을 분석한 논문에서 국민소득은 낮아지고, 국가부채와 물가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합니다. 정치적 자유 역시 침해되는데 특히 언론자유가 악화된다고 우려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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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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