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세밑까지 자화자찬 낯뜨겁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한 해를 결산하면서 자화자찬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국정을 돌아보며 경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대외정책 등 전반에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국민 다수의 인식과는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불리한 상황은 감추는 대신 유리한 지표만 골라 해석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잘못된 현실 인식은 내년 국정운영뿐 아니라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이 가장 성과를 강조한 분야는 경제입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지가 우리나라 경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2위로 평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파탄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온 정부를 믿고 협력해주신 국민과 기업인 덕분"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릅니다.
이코노미스트 평가 항목은 근원물가지수와 인플레이션 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고용 증가율, 주가 수익률 등 5개에 불과합니다. 통계 자료를 단순 비교한 데다 각국의 부채 현황 등 중요한 항목은 평가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5개 지표 중 2개는 물가와 관련된 것으로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각국 정부가 물가 관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는 고유가·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비상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민간부문 부채가 올해 5000조 원에 육박해 소비와 투자 여력이 크게 떨어졌고, 내년 취업자수는 올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은 결국 없는 일이 됐고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렇게 모든 숫자가 서민살림에 더 짙은 먹구름을 예고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애써 무시하는 모양새입니다.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 평가도 근시안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격상과 한일관계 개선 등을 성과로 들면서 "순방이 곧 일자리 창출이자 민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선제적 양보'에도 이를 외면하는 일본과의 일방적 관계개선과 한중관계 리스크 등 윤석열 정부 외교 기조를 둘러싼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잦은 해외순방을 '민생'으로 포장하는 것도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대 개혁'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자화자찬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능 킬러 문항 배제를 성과로 강조했지만 올해 수능에서 '준킬러문항'으로 불리는 고난도 문항이 늘어난 결과 수능 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릴 정도로 어려워졌습니다. 이로인해 사교육 경감은커녕 오히려 늘어났다는 지적이 교육계에서 나옵니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구체적인 수치가 모두 빠진 '반쪽 개혁안'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노동개혁도 노사대결 구조만 키웠다는 비난이 많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올 한해 국정평가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중순 지지율은 36%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31%로 추락했습니다. 1년 만에 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부정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가 가장 높고 '외교'가 그다음음 차지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자화자찬이 얼마나 공허한 얘기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새해를 맞는 윤 대통령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반성과 자기성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 한 해 쏟아낸 말들을 보면 국정운영이 얼마나 춤을 췄는지가 드러납니다. 경향신문 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은 집권 2년차를 맞은 윤 대통령의 거침없는 역대급 발언들을 정리했습니다. 중요한 건 뭔가 하나라도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진 게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합니다. 새해엔 허망한 말들로 국민을 괴롭히지 말라고 일갈합니다. 👉 칼럼 보기
[데스크시각] '메가 서울'은 어디로 갔나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메가 서울' 계획이 김기현 대표 사퇴와 함께 가라앉는 모습입니다. 서울 인접 시들의 목소리도 잠잠합니다. 국민일보 모규엽 사회2부장은 정치권과 각 지자체는 메가 서울 자체를 추진할지, 안 할지 빨리 국민에게 알리는 게 도리라고 말합니다. 지역주민의 실생활이 걸려있는 중대한 의제를 혼란스럽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