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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잼버리 사태' 대응 최선이었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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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파행 끝에 야영지 조기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복귀 후 국제 사회에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휴가 중 벌어진 사안이고 이전 정부 책임이 크다고 보는 등 대통령 책임론에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국가 지도자로서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행사 파행으로 인한 국격 훼손의 총체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상황에서 휴가지에서 메시지 발신에 그친데 대해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나흘 연속 잼버리 관련 지시를 쏟아냈습니다. 휴가 첫 날 잼버리 개영식 연설 직후부터 부실 대응 논란이 번지자 지난 4일 냉방 버스와 냉동 탑차 투입, 5일 관광프로그램 추가, 7일 태풍 북상에 따른 긴급 플랜 점검 등 필요한 사항들을 일일이 지시했습니다. 사실상 휴가지에서 잼버리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복귀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휴가는 공무원도 휴가를 가서 내수진작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휴가 기간을 정한 건 일종의 공직사회에 대한 메시지로 변경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종의 국가적 비상상황에서는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이 신속하게 정위치에 있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총리와 관련 장관들이 현장에서 수습에 나섰지만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게 효과가 컸을 거라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의 개영식 참석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나옵니다. 당시 이미 상당한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준비 부족 문제가 제기됐지만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잼버리 대회의 의미만 강조했습니다. 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지만, 알았다면 관련 장관들에게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윤 대통령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받고 폭염 대책 등의 지시를 내린 건 개영식 참석 이틀이 지난 4일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직으로 추대되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대통령실에서 대회 준비 상황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역대 정권에서 국제행사 개막이 임박하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 매일 보고를 받고 독려해온 것에 비하면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이 상황을 장악하지 않으니 부처간 혼선과 책임 떠넘기기가 만연했다는 지적이 여권에서도 제기됩니다.

태풍 북상으로 야영지 조기 철수가 결정됐지만 정부가 대응 총력전을 펼치면서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도 역설적으로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을 보여줍니다. 윤 대통령이 대책 마련에 앞장서자 각 부처 움직임이 기민해졌습니다. 예산 추가 투입과 인력 증원, 프로그램 조정이 이뤄졌고, 기업을 비롯해 민간에서도 지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불과 사나흘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은 사전에 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전라북도에 있으며, 잼버리 종료 후 대대적인 감찰과 수사가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안이한 자세를 문제삼아 여가부 폐지 주장도 거론됩니다. 하지만 '반쪽 행사'로 전락한 책임을 전 정권이나 여가부 탓으로 돌리기 전에 대통령실이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윤 대통령부터 위기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최선의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찬수 칼럼] 임기 끝날 때까지 전 정부 탓만 할 '유령 정권'

세계 잼버리 대회 파행이 전 정부 탓이라는 여당의 논평은 향후 진행될 상황을 짐작케 합니다.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들을 향한 감사와 수사의 칼날이 횡행할 것입니다. 한겨레신문 박찬수 대기자는 이 정부는 임기 내내 모든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고, 있는 사업마저 백지화하는 무위의 통치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삶과 문화] 기후 사회보험이 필요하다

폭염으로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노동자들의 소식이 기후위기의 엄습을 실감케 합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조직국장은 폭염특보가 내린 상황에서 배달을 많이 하면 보너스를 준다며 독려하는 플랫폼업자들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기후 재앙은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고 취약한 국민에게 피해가 집중되므로 사회보험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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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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