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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총선위기론' 왜 분출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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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분 걸림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민주당 총선위기론이 당 안팎에서 분출되고 있습니다. 당내 혁신은 지지부진한데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면서 지지층조차 흔들리는 조짐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장 후 여론조사도 민주당에 불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거제를 둘러싼 눈치보기도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의 바탕에는 이 대표에 대한 리더십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 대표부터 '감나무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총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며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며 "총선 승리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혁신과 통합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당내 공천 잡음에 대해 "역대 어떤 선거 공천에 비교해 보더라도 갈등이나 균열 정도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 말과는 달리 계파간 공천 경쟁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현역의원들의 탈당을 부른 친명과 비명 갈등에 더해 친명·친문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이런 양상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의석수를 많이 차지한데 따른 것이긴 하나 자칫 분열이 가속화돼 추가 탈당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민주당의 위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납니다. 여전히 윤석열 정권심판론이 높긴 하지만 한달 전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정당지지율은 백중세고, 서울지역에선 국민의힘 우세가 더 많습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비율도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여야 직무수행 평가에서 이 대표가 한 위원장에 크게 밀렸습니다. 특히 중도와 무당층에서 차이가 크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런 흐름은 현재의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선 불안한 요인입니다. 여권에선 이번 선거를 '윤석열 대 이재명'이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이 연일 '86운동권 청산'과 이 대표 공격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면서 한 위원장 지지율이 수직상승하는 것도 선거 구도 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낙연 신당' 출범도 민주당 위기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설령 '이준석 신당'과의 빅텐트 성사가 어렵다고 해도 민주당 지지세를 일부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낙연 신당이 호남에서 후보를 냈을때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서울에서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른바 '한강 벨트' 등 국민의힘과 접전지역에선 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텐데 표가 분산되면 치명타라는 얘깁니다.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도 계속되는 민주당의 선거제 '간보기'는 여론 지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입니다. 현행 준연동형 유지와 권역별 병립형, 위성정당이나 다름없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애초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손익계산을 하느라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약삭빠른 국민의힘은 벌써 위성정당 창당 준비까지 시작했는데 정작 여론의 비판은 이 대표에게 쏠리는 양상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 내에서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정권심판론에취해 별다른 노력없이 시간만 지나면 승리할 거라는 착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듯 윤석열정부 비판만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위기 의식은 친명 지도부에서도 점차 확산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개혁에 등한시할 경우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에서 투표를 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결집력이 강한 국민의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권심판론이 우세하더라도 민주당이 미덥지 않다는 생각이 커지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선 이 대표가 통합과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친명·비명을 아우르는 통합비대위 구성은 어려워졌으니 이제라도 통합선대위를 조속히 꾸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공정한 공천으로 당내 분열을 막고 선거구도를 정권심판론으로 공고히할 수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결국 이 대표의 결단과 리더십에 총선 승리 여부가 달려있다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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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