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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은 도대체 왜 부활한 건가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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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이면서 민정수석실을 도대체 왜 부활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의료대란'과 경제 상황 등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민심 청취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사실이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데 따른 비판입니다. 여권에선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갇혀있는 것도 민정수석실 등에서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는 불만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부활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여론 수렴과 민심 청취가 허울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민정수석실을 부활하면서 "현장 민심을 수렴하고 청취하는 기능이 시급하고 절실하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사 출신의 김주현 민정수석도 첫 일성으로 "가감없이 민심을 청취해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설된 민정수석실은 과거와 달리 사정 기능보다 현장 민심을 수집·보고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실제 그동안 각 수석실에서 나눠 맡아왔던 민심 파악 업무는 민정수석실로 일원화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민정수석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확인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료대란과 관련해 응급진료 체계에 문제가 없다는 근거로 자신의 병원 방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은 전공의 이탈 사태 초기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는 응급실 '뺑뺑이'로까지 사태가 악화되지 않은 시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정수석실 등에서 현장 방문과 환자 면담을 통해 최근의 심각한 상황을 대통령에게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윤 대통령의 '달나라 인식'은 경제 상황에 대한 언급에서도 도드라졌습니다. 물가, 가계부채, 부동산 등 경제의 전 영역에서 현실과 정반대의 안일한 인식을 보이거나 전 정부로 화살을 돌리기에 급급했습니다.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 등이 겪는 생활고와 체감 경기에 대한 민심이 윤 대통령 귀에까지 닿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낙관적 태도에도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원전기업이 한국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간단히 풀릴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가 진작부터 재계에서 제기됐다고 합니다. 소송을 제기한 웨스팅하우스 본사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데 이곳이 미 대선 경합주여서 미국으로부터 큰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재계에선 이런 의견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이 안 된 것 아니냐며 자칫 '제2의 부산엑스포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민정수석실 부활 이후 기억나는 건 김건희 여사 수사지휘부 전면교체입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엄정한 수사'를지시한 직후 이뤄진 인사의 배후에는 민정수석실이 있다는 게 정설입니다. 민심 청취를 구실로 설치해 놓고 가장 먼저 검찰 장악력 극대화를 위한 인사에 앞장선 셈입니다. 일각에선 현재의 민정수석실이 민심 청취보다는 검찰 내부 동향 파악 등 윤 대통령 부부 사법리스크에 쏠려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검찰이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의혹 수사에 열을 올리는 것도 민정수석실 부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민정(民情)은 원래 국민의 형편과 사정을 살핀다는 뜻입니다. 사정기관 장악 등 '정권의 칼날'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부각돼 있지만 본질적 기능은 민심수렴입니다. 대통령의 불통이 민정수석실 부활 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은 제 구실을 못 했다는 방증입니다.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으려는 윤 대통령의 소통력 부재도 문제지만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점검해 정확한 민심을 전달해야할 일차적 책임은 민정수석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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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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