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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바라볼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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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초청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 삼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미 밀착 외교정책을 높이 평가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이번 방문에서 한국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당장 윤 대통령이 출국도 하기 전에 미국으로부터 날아든 청구서가 이런 우려를 더합니다. 중국 정부가 메모리칩 반도체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을 제재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부족분을 메우지 못하게 해달라고 미국이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반도체지원법으로 한국의 손발을 묶더니 이젠 아예 대놓고 손해를 감수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한미동맹을 보는 한국과 미국의 시각은 동상이몽에 가깝습니다. 윤 대통령은 '자유·인권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철저히 자국이익에 기반한 동맹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 한국과 관련된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은 많은 의구심을 낳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2008년 작성한 한미동맹 관련 비밀문건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 문건은 위키리크스 폭로로 알려졌지만 당시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작성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로 2008년 1월 8일 본국에 보냈습니다.  

'보다 발전적이고 전략적인 한미동맹을 위한 2020 비전'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2개 파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째 파트는 '변화에 적응하기'라는 부제가 달렸는데, 한미동맹 진화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적, 군사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한반도 주변의 이런 변화에 맞춰 한국에 대한 미국 군사력의 지속을 보다 효과적으로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을 미국의 국익과 주한미군 주둔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게 확연해집니다.  

둘째 파트에서는 미국의 시각에서 한미동맹의 진화방향을 상세히 언급합니다. 한미동맹을 소극적 영역이 아니라 기존의 한반도에서 동북아, 나아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전략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라고 속내를 드러냅니다. "우리의 강력한 안보동맹인 일본과 협력하에 보다 넓은 지역적 목표에 이바지한다"고도 명시했습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한 대중국 견제 전략이 오랫동안 일관된 미국의 목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을 중국에 너무 가까워지게 놔둬선 안 된다는 주장도 서슴없이 합니다. 중국을 '거대 괴물'로 표현하며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한편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부추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중국의 야망이 대만에 대한 통제를 다시 획득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국에 일깨워야 한다"는 부분은 최근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윤 대통령 간의 밀착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2020 비전' 보고서의 핵심은 한미동맹이 도출해낼 미국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밝힌 부분입니다. 일곱 가지 측면에서 미국의 이익을 제시했는데, 이 중 한국과 직접 관련된 건 '북한의 군사적 야망에 대한 억지력' 뿐입니다. 나머지는 미국이 도전받을 때 한국의 군사적 도움, 미국산 무기 구매 고객, 무역관계 강화 등 주로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해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한국 정부의 군사적 도움은 최근 미국의 우크라니아 무기 지원 요구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중국 파워의 부상'과 '미국을 배제한 중국의 아시아 경제블록화' 등 대중 견제도 한미동맹에 따른 미국의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5년 전 작성된 주한 미국대사관의 보고서는 한미동맹의 현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한미동맹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지금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이라는 허상에 사로잡혀 국익을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동맹의 목적은 국익과 안보이지 동맹 자체일 수는 없습니다. 때론 항의도 하고 요구도 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보 리스크'만 잔뜩 안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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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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