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윤석열의 비극은 능력도 자질도 안 되는데 대통령 자리를 탐한 데서 잉태했다. 정권에 대든 검사라는 이미지 하나로 분수를 모르고 뛰어든게 원죄다. 단기간에 부적격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선거 제도의 맹점을 악용해 윤석열은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가렸다. 마치 정의롭고, 공정하고 상식을 갖춘 인물인 것처럼 포장해 국민을 감쪽같이 속였다.
배우자 김건희도 윤석열과 한치도 다르지 않았다. 여러 품행 논란과 탐욕스런 행위가 불거지자 김건희는 "내조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표정을 아직도 많은 사람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거짓말과 위선으로 가득찬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이 탄생했다.
정권을 잡자 윤석열은 거치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색을 드러냈다. 더이상 가식을 떨고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던 거다. 가장 먼저 정체가 드러난 게 그의 품성이다. 그동안 숨겼던 가학성과 폭력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윤석열의 폭정을 관통하는 열쇳말이 '격노'인 건 그런 이유다. "윤석열이 격노했다"는 말이 수시로 용산에서 흘러나왔다.
권력자의 분노는 일반인의 그것과는 다르다. 소통이 단절되고, 국정이 막힌다. 하루종일 씩씩거리고, 참모들에게 욕까지 서슴지 않는 분위기에서 무슨 일이 되겠는가. 윤석열 정권에서 떠오르는 성과나 정책 하나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채 상병 사망수사 압력도, 여당 대표를 쫓아낸 것도,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린 것도 모두 분을 참지 못하는 성정이 원인이었다.
정권 잡자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성정 드러내
자기파괴적 분노에 술, 유튜브 중독으로 파멸
윤석열을 파멸로 몰고간 12·3 비상계엄 선포는 '격노'의 결정판이다. 제 스스로 화를 억누르지 못해 폭발한 것이다. 야당이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을 깎아서 계엄령을 내렸다는 윤석열의 말은 변명이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이다. 그는 탄핵심판에서도 계엄 선포 이유를 말하면서 "런종섭이니 뭐니 해서 화가 많이 났다"고 실토했다. 격노는 김건희에게도 전염됐다. 윤석열이 체포되자 김건희는 '이재명 대표도 쏘고 나도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부가 끊임없이 자신들 잘못을 남탓으로 돌리며 분노를 쌓아왔던 셈이다.
자기파괴적 분노가 술과 결합하면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윤석열의 알코올, 유튜브 중독은 정권 패망의 빼놓을 수 없는 모티프다. 늦은 밤까지 만취해 제 때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출근 시간을 속이려 '위장 차량'까지 운용했다고 하지 않나. 윤석열이 음모론이 지배하는 망상의 세계에 빠진 것은 극우 유튜브에 심취한 탓이다. 자신이 이긴 대선조차 부정선거고, 심지어 '이태원 참사'도 조작됐다는 판이다. 밤새 술에 취하고 유튜브에 빠져있으니 언제 국정을 챙기고 국가현안을 고민했겠는가.
근 3년에 걸친 윤석열 집권시기는 우리 정치사에서 암흑기로 기록될 것이다. 부자감세와 불평등 심화 등 신자유주의가 부활했고, 극우가 살아났고, 냉전은 회귀했고, 민주주의는 퇴행했다. 독재를 막기위한 법과 제도적 장치들은 '법기술자' 윤석열에 의해 철저히 무너졌다. 권력을 견제해야할 모든 국가기관은 망가졌고, 정치 법조 관료 언론 등 기득권 카르텔은 더 공고해졌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어렵게 일궈온 한국의 민주제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뒷걸음친 것이다.
윤석열은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검찰총장을 끝으로 물러났으면 전관예우 받으며 안온한 삶을 누렸을 것이다. 그랬다면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윤석열의 그릇된 권력욕이 자신에게나 국가에게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윤석열은 그 잘못을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 악행을 낱낱히 밝혀내 역사에 박제하고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