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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 한동훈 '권력싸움' 또 봐야 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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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후 첫 메시지로 '해외 직구' 문제를 택한 건 나름대로 고육지책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누기는 꺼림칙하니 손쉬운 정책 현안을 공격 수단으로 삼은 거다. 반윤(反尹)은 아니고 비윤(非尹)의 길을 걷겠다는 뜻일 게다. 어쨌든 당 대표 출마의 가장 큰 걸림돌이 윤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또렷이 알고 있다는 의미다.

한 전 위원장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이전의 '윤∙한갈등' 때처럼 윤 대통령에게 폴더 인사를 하고 자세를 낮추든지, 아니면 꼿꼿이 고개를 들고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든지다. 전자는 당 대표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모양새가 빠지고, 후자는 차기 지도자감이란 인상을 얻겠지만 여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 전 위원장이 측근에게 "당원들 부름이 있으면 전당대회에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하나, 당원 이전에 윤 대통령에게 허락을 받지 않으면 안 될 판이다.

윤 대통령의 태도는 분명해 보인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 나갈 것"이란 말에서 드러났듯이 한 전 위원장을 품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이 언제든 한동훈에게 열려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진작에 물 건너갔다는 말이 파다하다. "대통령보다 김건희 여사에게 더 찍혔다"는 말도 돈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식사를 청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번엔 대통령이 거절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윤 대통령에게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선출은 악몽과도 같을 것이다.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자신의 권력을 축낼 미래주자의 등장을 반길 사람은 없다. 이미 총선 캠페인 과정에서 한동훈의 '자기정치'에 치를 떨어던 터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자신의 등에 서슴없이 칼을 꽂을 거라는 걱정을 윤 대통령은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동훈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막으려할 거라는 게 여당 내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동훈 출마 둘러싼 '윤∙ 한 갈등' 고조
국민의힘, 친윤∙ 친한 쪼개져 대결 양상
두 사람 권력 다툼에 국정 표류 우려

그 전조가 벌써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친윤 의원들은 손사래를 치지만 윤 대통령 탈당설은 괜한 얘기가 아닐 것이다. '박영선∙양정철 기용설'과 '함성득∙임혁백 비선 논란'을 통해 윤 대통령의 속내는 보수진영에서도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 성격상 한동훈이 당 대표가 되고 쓴소리를 한다면 당을 헌신짝처럼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들과 만찬에서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한 말은 역으로 나온 것일 수 있다.

아수라장이 된 국민의힘 내부의 총선 백서 논란도 예고편에 불과하다. 윤석열 책임론, 한동훈 책임론에 당이 갈라지고, 어느 쪽에 붙을지를 놓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낮에는 윤석열 편, 밤에는 한동훈 편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결정이 다가올수록 더 해괴한 일들이 쏟아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보수진영에서도 이러다 아예 판이 깨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윤석열과 한동훈은 불과 얼마 전까지 형님, 아우하며 지냈던 사이다. 권력을 사이좋게 나눠가지며 1인자, 2인자 행세를 했다.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1차 갈등'이니 '2차 갈등'이니 하며 권력을 놓고 다투는 처지로 돌변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그러는 동안 국정은 표류하고, 나라도 골병이 들게 생겼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경력의 전부가 검사로 다른 분야의 경험이 일천하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방향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 그 결과가 윤 대통령의 낙제점에 가까운 국정운영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뭐가 다른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그가 한 거라고는 정치 혐오에 기댄 상대 당 헐뜯기밖엔 없다. 아무런 정치 철학이나 시대정신 없이 권력을 잡겠다는 건 욕심이고 오만이다. 다수의 국민이 보기엔 두 사람은 도긴개긴이다. 그들만의 권력싸움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이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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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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