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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 대통령의 두 가지 '오판'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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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금 눈엣가시 같은 존재는 이재명과 조국 두 사람일 것이다. 이재명은 두 말 할 필요 없는 '정적'이고, 조국은 졸지에 떠오른 '적수'다. 가장 위협적이고 강력한 무기를 들이대는 이들이다. 윤 대통령에게 이번 총선은 이 둘을 상대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진작부터 "총선은 내 얼굴로 치른다"라고 했을 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계산에 뒀을 터다. '범죄자 이재명'이 있는 한 총선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충직한 검찰이 이재명을 감옥에 넣을 수 있다고 굳게 믿지 않았을까. 그런 이재명에게 지지를 보낼 국민은 없을 거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이재명을 제1야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은 것도 그렇게 보면 이해가 간다. 구속이 예정된 사람인데 그게 뭐가 대수겠느냐는 생각이었을 게다. 자신은 주변에 피의자를 숱하게 두면서도 이 대표가 범죄 피의자라 만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윤 대통령의 지난 2년을 요약하면 대부분이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공격으로 채워져 있다. 국정 운영의 잘못이 야당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요량이었을 것이다. 독선과 독주, 소통 부재, 무능도 이재명을 핑계로 다 덮을 수 있다고 여긴 듯하다. 그렇게 나온 게 정치사에 유례없는 '야당 독재' 주장이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당 참패는 윤 대통령이 총선 전략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였다. 고대했던 이재명 구속은 실패로 끝났으니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이재명'은 아예 변수에서 제쳐놓고 독자적인 능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가 필요했다. 선거 코앞에서 민생을 챙긴다고 허겁지겁 나설 게 아니라 그때부터 팔을 걷어붙였어야 했다.

이재명 구속하면 총선 이긴다 착각
조국혁신당 돌풍도 계산에서 빠져
진작 민생 챙겼다면 위기 없었을 것

윤 대통령의 또 하나의 오판은 조국의 부상이다. 윤 대통령에게 조국은 자신이 직접 구속시킨 범죄자일 뿐이다. 그런 그가 조국혁신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나름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중도층의 이반과 야권의 분열은 필승 공식 아니던가. 그러니 미풍이 돌풍이 되고 태풍으로 변하는 광경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떻겠나.    

윤 대통령이 현명했다면 조국을 통해 자신의 맨얼굴을 봤어야 했다. 공정과 상식이 자신에 의해 어떻게 왜곡됐고 형해화 됐는지를 알아챘어야 한다. 적지 않은 국민이 왜 '범죄자 조국'에게 지지를 보내는지를 깨달아야 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과 여당은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이재명과 조국 타령이다. "이∙조가 나라를 망치도록 놔둘 수 없다"가 새로운 선거 구호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이 민생"이라더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조 심판이 민생"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을 주시하는데, 윤석열과 한동훈은 이재명과 조국만 공격하니 답이 나올 리 없다. 유권자들은 지금 정권을 잡은 세력이 누구인지, 얼마나 국가를 제대로 끌고 나가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과녁을 억지로 바꾸려 해서 옮겨지는 게 아니라는 걸 그들만 모른다.

윤 대통령을 보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던 돈키호테의 모습이 떠오른다. 민주당 '공천 파동'이 끝나면 정권심판론이 다시 불붙을 거라 다수가 예측했는데, 그는 허수아비 같은 '야당 심판론'만 붙들었다. 그 결과가 희대의 '피의자 대사' 임명 사태고 낯뜨거운 '대파 논란'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오판이 초래한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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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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