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이충재인사이트
  • 이충재칼럼
  • 지난 인사이트
  • 공지 사항

[칼럼] 장동혁의 '이재명 때리기', 번지수가 틀렸다

이충재
이충재
- 5분 걸림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한번만 하겠다는 말을 왜 못하느냐"고 재차 따졌다. 청와대 오찬 모임에서 했던 말을 사흘째 되풀이하고 있다. 이 대통령 연임 문제는 오찬 당일 이미 정리된 사안이다. 설령 이 대통령이 연임이 가능하도록 개헌을 해도 대상이 안 된다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 임기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가 헌법을 모를 리 없다. 이 대통령이 마치 재집권을 원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장 대표는 이른바 '짐캐리 예산'도 다시 꺼냈다. "대통령은 그럴 리 없다고 잡아뗐는데 중국 추경이라는 사실이 곧바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 얘기는 장 대표가 오찬에서 꺼냈다가 망신을 샀던 것이다. 중화권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공항까지 구매한 물품을 옮겨주는 비용을 정부가 대주는 예산인데, 알고 보니 전날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폐지된 사실이 드러났다. 제1야당 대표가 국회 돌아가는 상황도 모른 채 대통령 면전에서 거론한 것도 우습지만,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다른 얘기를 하는 건 더 황당하다.  

헛발질은 이 뿐이 아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정부 추경안 반대 이유로 물가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돈을 풀면물가는 오르고 그 고통은 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경제의 기본상식"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책정한 추경 규모로는 물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진짜 상식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수준의 추경 편성은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놨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도 이번 추경안에 같은 의견을 밝혔다. '추경=물가상승'이라는 낡은 레퍼토리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건 사실을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알면서도 일부러 공격의 소재로 삼으려는 것이다.  

장 대표가 연일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는 의도는 뻔하다. 자신을 향한 내부의 공세를 외부로 돌려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심산이다. 문제는 역효과만 난다는 거다. 상대를 공격하려면 철저한 계산과 준비로 목표물을 때려야 하는데, 장 대표는 번번이 과녁을 벗어난다. 팩트가 틀릴 뿐더러, 논리도 없는 막무가내식 주장인 경우가 많다. 여론은 미동도 않고, 오히려 부메랑이 돼 지지율이 하락세다. 당내 분위기도 호응을 이끌어내기는커녕 싸늘하다.  

이미 정리된 '대통령 연임' 사흘 연속 꺼내
내부 위기를 외부 공격으로 돌파하려는 꼼수
집안 분란 해결 못하고 고립무원 상태 놓여

정작 장 대표가 해결해야 할 건 자신의 거취 문제다. 선거를 앞두고 가장 바빠야 할 사람은 당 대표다. 공천을 잡음 없이 마무리짓고, 선거 승리 전략을 짜고, 전국을 돌며 후보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장 대표는 한가하기만 하다. 지역에서 불러주기는커녕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경기에 이어 세종, 강원 등 현장 방문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나마 인천에 갔다가 공개 퇴진 요구까지 받았다. 맞상대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TK 등 전국을 종횡무진 누비는 것과 비교된다.

고립무원에 처한 장 대표는 밖으로 돌고 있다. 느닷없이 유튜브 채널을 열며 독자 행보를 시작했지만 반응이 썰렁하다. 명색이 당 대표인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구독자가 1만명을 겨우 넘겼다. 그마저도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에 시민인터뷰로 등장한 인물이 국힘 소속 지역정치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만간 장 대표는 미국 방문길에도 오를 예정이다. 방문 기간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예정돼 있는 등 공천이 한창 진행 중인 때다. 국힘에 가장 중요한 곳인 대구 경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 미국 보수 단체 초청이 만사 제쳐놓고 떠날 만큼 중요한 행사인지 한숨을 쉬는 이들이 당내에 적지 않다.

장 대표 행보에선 지방선거 때까지 시간만 끌자는 생각이 엿보인다. 어떻게든 당 대표를 버틴 뒤 선거 후에는 갖은 핑계를 대서 자리를 유지하려는 계산일 것이다. 어느 정권에서도 전국선거에서 패한 당 대표가 온전히 살아남은 적은 없다. 남들은 다 아는 사실을 장 대표만 모르는 듯하다. 그게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장동혁의 한계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이충재칼럼

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당신이 놓친 글
[칼럼] 조국·한동훈, 명분이냐 실리냐
[칼럼] 조국·한동훈, 명분이냐 실리냐
by 
이충재
2026.4.3
[칼럼] 대구의 분노, 이유 있다
[칼럼] 대구의 분노, 이유 있다
by 
이충재
2026.3.27
[칼럼] 이 대통령의 '후계자' 키우기
[칼럼] 이 대통령의 '후계자' 키우기
by 
이충재
2026.3.20
[칼럼] 대통령 흔들어 누가 득보나
[칼럼] 대통령 흔들어 누가 득보나
by 
이충재
2026.3.13
당신이 놓친 글
[칼럼] 조국·한동훈, 명분이냐 실리냐
by 
이충재
2026.4.3
[칼럼] 조국·한동훈, 명분이냐 실리냐
[칼럼] 대구의 분노, 이유 있다
by 
이충재
2026.3.27
[칼럼] 대구의 분노, 이유 있다
[칼럼] 이 대통령의 '후계자' 키우기
by 
이충재
2026.3.20
[칼럼] 이 대통령의 '후계자' 키우기
[칼럼] 대통령 흔들어 누가 득보나
by 
이충재
2026.3.13
[칼럼] 대통령 흔들어 누가 득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