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이충재인사이트
  • 이충재칼럼
  • 지난 인사이트
  • 공지 사항

[칼럼] '압도적' 정권교체가 중요하다

이충재
이충재
- 5분 걸림 -

윤석열은 팔짝 뛰겠지만, 윤석열이 보수정치의 'X맨'으로 불리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윤석열 최측근 헌법재판관 지명에 윤석열 의중이 담겨있다는 걸을 모를 사람은 없다. 덕분에 윤석열 파면으로 주춤거릴 뻔했던 내란 경각심이 다시 불붙었다.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수 국민에게 일깨우면서 "내란 세력을 철저히 응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다짐을 심어줬다.  

탄핵정국 내내 윤석열을 옹위하다 재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려던 국민의힘은 된서리를 맞았다. '초삼촌 뫼에 벌초하듯' 단 하루의 애도를 끝내고 조기 대선에 올라타려다 또다시 윤석열에게 덜미를 잡힌 셈이다. 비상계엄 자폭으로 안 해도 될 대선을 만든 것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질 판인데, 내란을 다시 한복판에 끌고 왔으니 한숨이 나올 만도 할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대선을 '반이재명' 프레임으로 임기응변하려던 구상도 어그러졌다.

윤석열은 파면됐다고 숨죽이고 있을 위인이 아니다. 서초동 사저에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 줄을 세울 테고, 콩놔라 밤놔라 하며 간섭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으로선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다. 도토리키재기 같은 잠룡들이 우후죽순이지만 국민의힘 내에서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는 자조가 나오는 것도 괜한 얘기는 아니다.

세번 째 도전장을 내민 이재명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발목을 잡던 '사법리스크'도 사실상 벗어났고, 국민의힘은 '찬탄-반탄'으로 갈라져 오합지졸이다. 선거 판도를 가를 중도층의 지지세도 우호적이다. 대선이라는 게 보수·진보 진영의 총결집이라는 점에서 낙관하긴 이르나 모든 조건이 이재명에게 유리한 쪽으로 형성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재명 측은 '대선의 시계'가 빨리 돌아가기만을 바랄 듯싶다.

세 번째 대선 도전 이재명, 절호의 기회
압도적 승리 없으면 당선돼도 난관 봉착
탄핵 찬성 세력 묶을 수 있느냐가 관건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한국사회가 당면한 난제들이 저절로 해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정치적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보수진영에선 여전히 이재명을 '피고인' 취급하며 재판받으라고 물고 늘어질 것이다. 취임 다음날부터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이재명을 끌어내리려 할 것이고, 광화문 광장에는 주말마다 극우세력이 몰려 탄핵하자고 목소리를 높일 광경이 눈에 선하다.    

윤석열정권이 망쳐놓은 법과 제도의 회복도 만만찮을 것이다. 윤석열이 '알박기'한 인사들이 자리에서 버티며 퇴행적 정책을 되풀이해도 억지로 몰아낼 방법이 없다. 보수로 기울어진 언론 지형은 개혁을 옹호하기보다는 트집잡기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 각 분야에서 개혁을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구조다.  

이재명은 상반된 성격의 두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내란 세력 청산과 국민 통합이라는 이중적 과제다. 윤석열 탄핵 사태는 우리 사회에 기득권 적폐세력이 얼마나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를 놔두고는 공동체가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한편으론 진영 간 대립이 사회 발전을 지체시키는 중대 요인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적폐청산과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이재명 성패가 달린 셈이다.

난마처럼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압도적 정권교체다.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해야 안정적인 나라 운영을 기약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사회대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생긴다. 윤석열의 비극은 대선에서 불과 0.73% 차이로 이긴 데서 잉태했다. 그러고도 통합과 포용이 아닌 독선과 오만으로 몰락했다.

압도적 정권교체는 대선 국면에서 얼마나 세를 모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세력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대표는 10일 대선 출마선언에서 "그냥 이름만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꿈을 이루려면 극우세력을 제외한 모든 헌정수호 세력이 힘을 합칠 수 있어야 한다. 그 세력을 다 품을 수 있는가는 오롯이 이재명의 몫이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이충재칼럼

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당신이 놓친 글
[칼럼] 윤석열·한덕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칼럼] 윤석열·한덕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by 
이충재
2025.4.18
[칼럼]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칼럼]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by 
이충재
2025.4.4
[칼럼] 이재명 잡으려다 되치기 당한 윤석열
[칼럼] 이재명 잡으려다 되치기 당한 윤석열
by 
이충재
2025.3.28
[칼럼] 헌재 '늑장 선고', 윤석열만 웃는다
[칼럼] 헌재 '늑장 선고', 윤석열만 웃는다
by 
이충재
2025.3.21
당신이 놓친 글
[칼럼] 윤석열·한덕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by 
이충재
2025.4.18
[칼럼] 윤석열·한덕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칼럼]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by 
이충재
2025.4.4
[칼럼]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칼럼] 이재명 잡으려다 되치기 당한 윤석열
by 
이충재
2025.3.28
[칼럼] 이재명 잡으려다 되치기 당한 윤석열
[칼럼] 헌재 '늑장 선고', 윤석열만 웃는다
by 
이충재
2025.3.21
[칼럼] 헌재 '늑장 선고', 윤석열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