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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에서 주택 공급이 멈췄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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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전월세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 공급이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정부는 올초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1·29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요 입지에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거의 진척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서울시 등 지자체와 협의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6·3 지방선거가 끝나야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정책만으로는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속적으로 공급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자체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계획이 멈춰선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입니다. 1·29 대책에서 가장 핵심 부지로 꼽혔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은 정부(1만가구)와 서울시(8000가구)가 공급 목표치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유휴지로 꼽히는 이 지역에 얼마나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지는 집값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는 대책 발표 전부터 서울시에 의향을 타진했지만 워낙 이견이 커 여태껏 제대로 된 협의는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협의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 때문입니다.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둘러싼 논쟁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만가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구조니까 정부와 협상해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8000가구가 적정하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나아가 정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4번할 동안 이 땅을 왜 이렇게 버려뒀냐"고 따졌고, 오 후보는 "일방적으로 1만가구로 늘려 계획이 순연되게 만든 게 이재명 정부"라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개발 계획의 순항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도 공급 규모 등을 놓고 지자체와의 이견이 여전합니다. 정부는 지난 1월 과천경마장을 이전하고 방첩사 부지와 합쳐 98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과천시와 주민들은 기반시설 부족과 연 500억원 규모의 세수 이탈을 우려하며 난색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과천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점이 협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6800가구 공급이 계획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경우 인근에 왕릉이 있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과하는 게 관건입니다.  

시장에선 수도권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보다 30%가까이 줄어든 2만7000가구에 불과한 데다, 내년에는 더 감소할 거라는 게 부동산 업체들의 전망입니다. 2~3년 뒤 입주 물량을 결정하는 주택 인허가 실적이 급감하는 점도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을 키웁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의 경우 택지를 찾기 어려운데다 지역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점,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의 지속적인 유입 등이 공급난을 심화시킨다고 말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알기에 매물 출회 유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나 부족한 공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정부는 지방선거 후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과 매입 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적용된 양도세 중과 배제를 손질해 추가로 매물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시장이 정부의 계산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주택은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투명한 공급로드맵이 제시돼야 수요자 불안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발표한 공급 계획과 이행된 결과에서 차이가 난다면 정부 정책 능력에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전 정부들에서도 공급 대책을 내놨다가 정권 말이 되면 흐지부지된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최근 약속한 6만호 공급 계획에 대해서는 "예고한 대로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공급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세제 못지 않지 않게 공급에도 정부가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진우의 거리두기] 노동시대, 그 종말의 시작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은 기존의 노동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를 예고합니다.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파업이 '노동시대, 그 종말의 시작'인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노동의 사회적 약자성과 노조의 도덕적 정당성, 생산성에 비례하는 보상이 동시에 무너지고 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AI시대 사회적 문제는 노동 시대의 패러다임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진단입니다. 👉 칼럼 보기

[이진순 칼럼]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교훈...국가가 해야할 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을 제안하며 노르웨이 국부펀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이진순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가 된 이 펀드는 석유로 인한 수익을 사회 전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취지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합니다. 국가 지원 전략산업의 초과 이익 배분에 대한 범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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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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