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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기소, 검찰은 강행할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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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뿐 아니라 여권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법적 판단만이 아니라 조 전 장관 출마, 나아가 총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입니다. 최근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소송을 취하하고, 조 전 장관 아들 조원씨가 연세대 대학원 학위 반납 의사를 표명하면서 고려사항이 늘었습니다. 현재 여권에선 조국 일가와 관련한 여론 움직임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민씨 기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조씨는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한입학원서,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해 최종합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 전 교수에게 유죄를 최종 선고하면서 1, 2심처럼 "조민 등과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조씨의 범행 가담을 인정했습니다. 사실 관계가 상당부분 인정된 만큼 엄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기소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대체적인 견해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일각에선 일가족이 같은 범죄 행위에 참여했더라도 한꺼번에 기소하지 않는 형사사법적 전통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합니다. 부모를 모두 기소한 터에 조씨까지 기소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깁니다. 하지만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서 검찰은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에 이어 두 딸까지 기소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보고 소년부에 송치했으나, 형사처분이 필요하다는 법원 결정에 따라 불구속 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를 하고, 유무죄 판단은 법원에 넘기는 게 맞다는 의견이 우세해 보입니다.

하지만 검찰 수뇌부와 여권의 생각은 보다 복잡합니다. 무엇보다 조씨를 기소함으로써 받을 수 있는 조씨 가족 지지자들의 반발이나 동정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여론은 대체로 조국 전 장관 일가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조민씨까지 법의 심판대에 올릴 경우 가혹하다는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보층에서 제기하는 '조국 일가 멸문지화'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당장의 여론뿐 아니라 총선 때 정치적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조민씨 등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조씨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현재 진행 중인 고려대와 부산대 입학 취소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조원씨도 지난 10일 허위인턴 확인서를 대학원 입학에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동정여론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권에선 조민, 조원씨의 반성하는 모습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조 전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정지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먼저 가족들 문제를 정리하고 총선에 나서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한편으론 다음주 시작될 조 전 장관 항소심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입시 비리와 감찰무마 등 대부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습니다.

두 가지 문제가 별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이 출마하더라도 사법적 문제는 뇌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의원직을 잃게 됩니다. 마지막 사실심인 항소심에서 패소하면 대법원에서 뒤집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조 전 장관은 어떻게해서든 항소심에서 무죄를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조 전 장관 일가도 사활을 건 형국입니다.  

[아침햇발] 대통령님, '감사원 카르텔'은 어찌 하오리까

독립적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유병호 사무총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높습니다. 거기에 최재해 원장의 결탁도 감사원을 망가뜨리는 요인입니다. 한겨레신문 강희철 논설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이란 말은 최재해, 유병호에게 딱 들어맞는다고 합니다. "카르텔에 맞서 싸우라"고 독려한 대통령이 이런 불법과 전횡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검사들이 피의자로 조사받는법

검사들은 남의 잘못에는 엄격하지만 유독 자신의 문제에는 관대한 부류입니다. 한국일보 강철원 엑셀런스랩장은 김봉현 술 접대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의 신문조서를 통해 검사들의 오리발, 증거인멸 기질을 꼬집습니다. 자신들은 표리부동 행태를 보이면서 남들에게는 진실을 말하고 증거인멸하지 말라고 떠들 자격이 되느냐고 비판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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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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