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내부 균열 조짐, 심상치 않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대통령실과 여당 등 집권세력 내부에서 균열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됩니다. 대통령실은 선거 패배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는 입장인 반면, 당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김기현 대표 주변에선 대통령실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런 균열 양상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본격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입니다. 한편에선 국감에서 나타난 일부 실세장관들의 행태도 집권세력 내의 균열 양상을 드러내는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번 선거 결과에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렇지않아도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이 밤잠을 못자고 애쓰는데 당에서 뒷받침을 제대로 못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13일 보궐선거 참패에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여당을 향한 메시지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에 전달됐다고 합니다.
반면에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일부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대통령실에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의 김태우 후보에 대한 사면과 공천 압박이 결정적인 패인이라는 주장입니다. 당초 김태우 후보 공천을 반대했던 김 대표로선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졌을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 김 대표 주변에선 "윤 대통령이 절대 김 대표를 자르지 못할 것" "비대위체제는 전혀 가능성 없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14일 총사퇴한 것은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김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 지는 대신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단은 살아남은 셈입니다. 15일 의원총회에서도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초 김 대표는 임명 당직자 일괄사퇴에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당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는 대통령실의 압력을 수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신임하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당직자 총사퇴의 물꼬를 먼저 텄다는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여권 안팎에선 총선이 다가올수록 대통령실과 여당의 갈등 양상은 커질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공천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통령실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역할을 주목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직후 김 위원장과 독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소문도 돕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역할이 커질 경우 김 대표를 비롯해 당 내부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태도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인사검증 실패 추궁에 법무부는 단순히 실무작업만 할뿐 판단은 대통령실에서 한다는 취지로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지난 8월의 기업인 대거 사면에 대한 비판에는 "제 생각은 다르나 사면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했습니다. 대놓고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로 공을 넘긴 셈입니다. 원 장관도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경제성평가보고서에 대해 "전문가에게 물어보라"고 공을 넘겼습니다. 종전에 김건희 여사 땅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변호하던 모습과는 딴판입니다.
집권세력 내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련의 장면을 두고 정치권에선 권력의 분화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견고하고 일사분란하던 결속이 조금씩 이완되는 신호라는 얘기입니다. 윤 대통령의 권력이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여당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실세 장관들도 제 앞가림을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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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훈련소 안 가고 바로 자대 배치되는 '스포츠 군인'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지나면서 예술체육요원 관련 병역 특례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조선일보 이위재 스포츠부장은 적어도 이 제도의 완전 폐지는 어렵더라도 운영이라도 공정해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병역혜택자에게 대체 복무가 주어지는데 이마저 제대로 운영이 안 된다는 겁니다. 우수 체육 자원의 병역 의무 회피를 막기 위한 상무단도 비정상적 구석이 많다고 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