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 3월에 판가름난다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장동 의혹 조사가 끝나면서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립니다. 우선 검찰은 이 대표에게 추가 출석을 몇 차례 더 요구한 뒤, 응하지 않으면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가결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검찰은 부결되면 불구속기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부터 지리한 법정 싸움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 전까지는 당 대표직 유지 여부 등 이재명의 정치적 운명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의 명운을 가를 1차 고비는 대장동 의혹 기소 시점인 3월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3대 의혹(대장동, 성남FC, 변호사비 대납)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기입니다. 성남FC는 이미 수사가 끝난 상태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조사를 거쳐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대장동 개발 의혹도 이 대표에 대한 조사로 매듭이 지어졌습니다. 일부 수사가 남았지만 1년 반에 걸쳐 진행된 이재명 수사가 막을 내리는 셈입니다.
관건은 이 대표의 3대 의혹, 특히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과 공소장 내용입니다. 대장동 사건에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주요 혐의는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입니다. '돌고 돌아 배임'이라는 민주당 주장대로 당초 이 대표를 향했던 직접적인 뇌물 수수 의혹은 배제됐습니다. 냉정히 말해 이 것만으로도 수십 명의 검찰을 투입했던 검찰로선 체면이 구겨진 셈입니다.
배임 등 혐의와 관련한 물증 제시 여부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당시 이재명 시장 등이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빼도록 최종 결정하면서 성남시에 거액의 손해를 끼쳤고, 대장동 수익 중 428억 원을 받기로 민간업자와 약속했다는 게 핵심 의혹인데, 현재로선 유동규, 남욱 등의 진술 외에는 뚜렷한 물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이 구속영장과 공소장에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새로운 사실을 내놓지 못하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 여론은 기소시점에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의 당 대표 사퇴를 둘러싼 찬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의 고정 지지층이 결집하고, 그 반작용으로 여권의 지지층도 단단하게 뭉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칫 조국 사태 당시 양쪽 진영이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이런 상황을 암시하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YTN 조사에서 검찰이 기소할 경우 이 대표의 거취에 관해 물었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의 60.7%는 '사퇴할 필요 없다'고 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8%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69.8%는 '야당 탄압용 정치 수사'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86.6%가 '이재명 대표 개인에 대한 비리 수사'라는 정반대의 견해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변수는 중도·무당층이 될 전망입니다. 이들이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어느 쪽 입장과 논리에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여론의 추가 급격히 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검찰의 칼끝에 한방이 없을 경우 국민의피로감이 커지면서 이 대표가 억울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중도·무당층 여론이 치솟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대표 체제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느냐에 모든 게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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