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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정치검사' 발판은 MB와의 인연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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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출간돼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론도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이 전 부장은 억측과 허위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출간했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역력합니다. 당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는 이 전 부장이 이명박(MB)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그가 정치권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돕니다.  

법조계 인사들은 이 전 부장을 정치 지향적인 촉수를 가진 검사로 기억합니다. 이 전 부장이 검사로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MB와 인연이 작용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이 전 부장이 워싱턴대사관 주미협력관으로 재직할 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사퇴 후 미국에 온 MB와 인연을 쌓았습니다. 이 전 부장은 이후 검찰 요직을 거쳐 2009년 대검 중수부장에 발탁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MB가 관여됐다는 점에서 이런 인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전 부장을 잘 아는 법조인들은 그를 "자리 욕심 많기로 유명했다"고 기억합니다. "잔머리를 쓰거나 꼼수를 잘 쓰는 편" "공은 자신이 챙기고 책임은 아랫사람들에게 떠넘기는 스타일"이라는 평도 나옵니다. 그의 면모를 보여주는 한 일화가 있습니다.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술이 약한 임 검사장이 당시 이인규 3차장을 불러 잔을 건네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술잔을 받았다는 겁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검찰 안팎에선 대검 중수부 진용을 이인규와 우병우(당시 중수1과장)의 조합으로 만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스타일의 두 사람으로 팀을 꾸렸으니 사고가 안 터지면 이상한 일"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때 서울중앙지검 부장이던 우병우를 인사 관례를 무시하고 대검 중수부로 데리고 간 사람이 바로 이 전 부장이었습니다.

이 전 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소문이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작품이었다고 한 발언도 책임 회피 전략으로 보입니다. 검찰의 은밀한 수사 상황은 아무리 국정원이라도 알기 어렵습니다. 국정원이 단독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말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전에 검찰에서 알려줬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청와대를 거쳐 국정원으로 정보가 넘어갔더라도 결국 수사 정보를 흘린 건 대검 중수부입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중수부장에서 사퇴한 이 전 부장은 퇴임사에서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수뢰사건 수사 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수사팀에 대해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중수부 폐지까지 거론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이런 뻔뻔하고 무책임한 행태가 회고록 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전 부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회고록 상당 분량을 문재인 전 대통령 비판에 할애한 것은 보수지지층의 호응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됐고, 2016년 총선 출마설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의 회고록 출간 얘기는 2015년에도 나왔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진출을 노리고 회고록을 낸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당시 우병우가 위세가 막강한 민정수석에 취임한 직후여서 출간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부장 입장에선 '검찰 전성시대'가 열린 윤석열 정부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여당이 된 현 시점이 정치에 발을 디딜 적기라고 판단할 법 합니다. 이 전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는 근무 인연은 없으나 특수통 선배로서 간접적인 교유는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는 2001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에서 부장검사와 초임검사로 지내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고] 일본 좋아하는 한국 MZ세대, 강제동원 해법은 달랐다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해법을 유독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교수는 여러 통계자료를 들어 이 주장을 반박합니다. 한국 MZ세대의 일본 선호는 분명하지만 한일 역사문제에 대한 관심도 지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문화는 문화, 역사는 역사'라는 쿨한 감각은 2030이 이미 일상에서 선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박래군의 인권과 삶] 2017년 3월31일에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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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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