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이 쏘아올린 '윤석열 당선무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선자금 수사로 번질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통일교 전 간부 진술로 촉발된 이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본격적으로 파헤칠 경우 파장은 엄청날 거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입니다. 통일교 자금이 윤석열 대선 캠프에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나면 대선 비용 반납은 물론 국민의힘 정당 해산 기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입니다. 액수와 상관없이 불법자금으로 선거를 치뤘다면 당선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권성동의 통일교 자금 수수 의혹은 두 건입니다. 통일교 간부가 윤석열이 당선된 20대 대선 직전인 2022년 1월 현금 1억원을 건넸다는 것과 한달쯤 뒤 권성동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찾아가 큰 절을 하고 금품이 든 쇼핑백 두 개를 받아갔다는 내용입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돈을 건넨 시점이 3월에 치러진 대선 직전이라는 점에서 대선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돈을 건넨 통일교 간부가 "윤석열 후보를 위해 잘써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주목되는 건 한학자 총재가 권성동에게 줬다는 쇼핑백에 담긴 금액입니다. 돈의 액수에 따라 자금 성격을 보다 명확히 규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선 쇼핑백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5억 내지 10억원은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 뇌물사건 재판에서 5만원권 현금을 가방이나 박스, 쇼핑백에 담는 시연을 했던 상황으로 미뤄 짐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크기의 쇼핑백에는 3억원~5억원을 담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계산이라면 쇼핑백 두 개에 담긴 돈은 10억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통일교의 대선자금 제공 의혹은 단순한 뇌물이 아니라 이권을 노린 조직적인 계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일교는 교인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윤석열의 대선후보 선출을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알려진대로 통일교는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과 관련한 각종 청탁을 시도했습니다. 통일교 1인자인 총재까지 직접 나섰다는 건 교단 전체의 명운을 걸 정도로 윤석열에게 올인했다는 방증입니다.
물론 불법 대선 자금 수사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한학자 총재가 직접 돈을 건넸다는 진술만 있지 이를 뒷받침할 물증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교가 돈을 건넨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이 돈이 대선 과정에 사용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건 또다른 문제입니다. 대선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사법적·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선거캠프가 자금 조달 및 사용 내역에 대한 안전장치를 철저히 해놓았을 개연성이 큽니다. 만약 특검이 윤석열의 개입 사실을 밝혀낸다면 '당선무효'형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의 수사 의지가 강해 당시 후보인 윤석열까지 수사가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대선 자금의 실체는 규명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이번 수사가 윤석열의 친구이자 윤핵관의 핵심인 권성동이 직접 돈을 수수한 의혹이라는 점에서 과거 대선자금 수사보다 용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특정종교가 이권을 노리고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뿌렸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전모를 규명해 엄단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습니다.
특검 수사에서 불법 대선자금이 드러날 경우 국민의힘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불법 대선에 따른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합니다. 2002년 한나라당은 불법 대선자금이 드러나자 이를 변제하기 위해 여의도당사를 팔아 '천막당사'로 옮긴 전례가 있습니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도이치 발언'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백억원의 선거비용을 토해낼 위기에 놓였습니다. 금전적 피해 외에도 내란 가담 의혹과 관련한 정당해산 여론이 더욱 가열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간판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로 이끈 데는 '마스가'로 불리는 조선업 협력 제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겨레신문 정의길 선임기자는 마스가는 한국에 전례없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합니다. 미중 대결에서 돌이킬 수 없게 미국과 한 운명이 될 수도 있고, 대미 협상력이나 위상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진단합니다. 분명한 건 이제 한국은 미국에 본질적으로 '을'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김광호 칼럼] 도덕군자를 뽑는 것은 아니지만
이재명 정부 조각이 마무리 단계지만 상처는 작지 않습니다. 경향신문 김광호 논설위원은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인사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 공직의 본질에 반하는 도덕적 의혹은 아무리 작은 흠결이라도 용납하지 않을 것과 도덕성 의혹의 엄폐물로 삼아온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도덕성과 정책 철학이 겹쳐지는 영역은 반드시 국민에게 알리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