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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호위무사' 된 국민의힘, 그 끝은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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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4∙10 총선 이후 국민의힘이 국정 주요 이슈에서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면서 '윤석열 당' 이미지를 못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 상병 특검법'과 국민연금 개혁, 각종 민생 입법 등에서 주도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대통령실의 '하명'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양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맞물려 여권 전체의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여당의 힘이 약해지는 22대 국회에선 야당이 의제를 선점하고 여당이 끌려가는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28일 진행된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은 국민의힘의 현재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탈표가 거의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찬성을 공언한 의원들도 '무효'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 지도부가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방침에 적극 호응한 셈입니다. 앞서 당내에선 특검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들을 향해 '당을 나가라'는 압박도 쏟아졌습니다.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국민의힘의 이런 태도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때부터 예상됐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특검 강행 처리는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 목적 하에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비난했습니다. 재의결에 대비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22대 당선자는 물론 낙천∙낙선 의원들까지 불러 식사를 하며 표단속에 나섰고,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번 특검법 재의결 부결로 나타난 셈입니다.

여당의 국민연금 개혁안 거부도 대통령실의 반대 입장을 적극 수용한 결과입니다. 당초 지난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의 연금 개혁안 수용 의사를 밝히자 먼저 거부 입장을 내놓은 곳도 대통령실였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국민의힘에서 구조개혁 병행을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에선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처리하려는 의도라며 불쾌해 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국민의힘도 이런 논리를 적극 내세웠습니다.

정치권에선 30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에선 여당의 무기력한 모습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당장 192석을 가진 거야가 국회 시작과 동시에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해 제2의 특검 정국이 열릴 공산이 큽니다.게다가 이번엔 '김건희 특검법'에 '한동훈 특검법'까지 더해져 야권의 공세는 훨씬 거세질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다시 '윤석열 방탄'에 나서게 되고, 정국 주도권은 야권에 뺏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집권여당의 기능을 상실하는 위기를 맞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에 종속되면서 '여의도 야당' 신세가 됐다는 실망감은 보수진영에서 더 크게 나옵니다. 민생 현안에서 집권 여당이 먼저 치고 나가서 야당이 호응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야당이 먼저 의제를 띄우고 여당이 따라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고 있습니다.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 특별법' 표결에 여당이 불참한 것도 전날 정부의 황급한 대책 발표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야권에서 공방이 가열되는 종부세 완화 문제도 애초 여권의 핵심 의제였는데 민주당이 먼저 치고 나오면서 이슈를 빼앗긴 처지가 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엄혹한 민심 이반을 목도하고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돌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만에 대통령실을 향한 고언보다 호위무사 운운하는 충성발언이 앞서고 있습니다. 변화와 쇄신은커녕 윤 대통령만 쳐다보며 내부 권력투쟁에 골몰하는 모습입니다. 그 끝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민심에 맞설 작정인지 많은 국민은 묻고 있습니다.

[아침햇발] 보수신문의 헤어질 결심, 윤석열의 조바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주제로 한 보수신문의 칼럼과 사설에 날이 서있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봉헌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은 윤 대통령을 세우는데 일조하고, 적극 방어해 온 보수매체가 이렇게 나오는건 이대로 가면 정권을 뺏긴다는 공포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들 매체의 가장 중요한 '목적함수'는 보수정권 재창출이고 민주당 집권 저지라고 꼬집습니다. 👉 칼럼 보기

[오늘과 내일] 관가 복지부동, 번지명 '행정악' 재앙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 여당의 총선 참패 후 두드러졌습니다. 임도빈 서울대 교수는 공무원들이 용산 근무를 꺼릴 정도로 몸을 사리는 건 정권교체로 불이익이 따를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행정이 곧 악이 되는 현상을 피하려면 국민만 바라보고 직무를 수행한 관료는 정권이 바뀌어도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정치중립 보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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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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