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왜 압수수색 안하나
검찰과 경찰이 최근 국민의힘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수사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은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줄기인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나섰고, 경찰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 명의의 당원게시판 댓글 의혹을 수사중입니다. 이들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선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 등 증거확보가 필수적이지만 검경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경이 용산과 국민의힘 등 여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검찰은 명씨 구속 후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공관위원 기초조사가 끝나는대로당시 당대표인 이준석 의원과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공천에 외부개입이 있었는지 규명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입니다.
문제는 검찰 수사가 전적으로 이들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조사받은 공관의원 모두가 "공천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이들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나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검찰의 행태는 기존에 검찰이 해오던 수사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뒷말이 나옵니다.
통상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압수수색부터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론의 주목을 끄는 대형사건의 경우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자료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여당 공천과 관련된 이번 사건의 핵심 자료는 국민의힘 당사에 보관돼있습니다. 검찰은 수사에 앞서 국민의힘 서버 등 당시 공천 자료를 확보하는 게 상식입니다. 정치적 논란으로 당사 압수수색이 어렵다면 국민의힘에 자료를 임의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자료 확보에는 팔짱을 낀채 관련자 조사부터 시작해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이 보고됐는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윤 대통령 입김이 작용했는지를 규명해야 합니다. 당시 공관위원들 조사에 이어 공관위원장, 당대표, 윤 대통령 순으로 올라가는 게 기본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대로라면 공관위원들 선에서 멈춰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관위원들이 부인하고 검찰이 물증을 내놓지 못한다면 수사는 표류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조계에선 이런 검찰의 수사 방식에서 사건 축소 의도가 드러난다고 지적합니다.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은 실체가 없고 명씨의 과장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보궐선거뿐 아니라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김진태 강원지사와 박완수 경남지사 공천 개입 의혹 수사는 아예 수사 착수조차 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 지사는 지방선거 때 명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부탁해 공천을 받았고, 박 지사는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 공천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의 태도도 의구심이 듭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대표 가족의 댓글 논란을 넘어 '여론 조작' 등 범죄 혐의가 짙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착수 열흘이 지났지만 고발인 조사 외에는 별다른 수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작성자가 누군지를 규명하려면 국민의힘 당사 서버를 통한 확인 작업이 우선인데, 경찰은 서버 보존을 요청했을뿐 압수수색과 자료 제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용산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입니다.
검경의 국민의힘 수사에 대한 미온적 대응은 이전 더불어민주당 수사와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은 2022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사를 위해 민주당을 압수수색했고, 지난해에는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검찰은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도 물증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강행했습니다. 국민의힘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검경이 계속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지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보수층을 중심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자 대통령실이 반색하는 모습입니다. 한겨레신문 손원재 논설위원은 국민 대다수는 이미 이대로 가면 삶이 무너지고 나라가 결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민심의 경고조차 기억에서 삭제한 듯 다시 역주행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보수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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