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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채 상병 수사', 올해 안에 안 끝난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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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할 공수처 수사가 올해 안에 끝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남은 수사 일정과 과제, 수사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몇 개월 내에 수사 결과를 내놓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관측입니다. 지금까지의 수사 진척 상황으로 볼 때, 국민이 납득할만한 성과를 도출할지도 의문입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연일 공수처를 향해 "빨리 수사 결과를 내놓으라"고 촉구하는 건 이를 노린 거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진실 규명을 위해선 공수처 수사에 기대지 말고 정치권에서 특검에 합의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공수처 수사는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자들의 통신내역을 확보하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입니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 발생 무렵 윤 대통령 등이 누구와 연락을 했는지 확인해 수사 외압과 구명로비 의혹 단서를 찾겠다는 계획입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나타난 전화번호가 누구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통신가입자정보 조회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건은 이들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에 관한 진술과 물증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통신내역에는 전화번호와 연락 기록만 있어서 그 자체로는 정황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결국 통화 당사자들로부터 외압이나 로비를 의심케 하는 대화가 있었는지 밝혀내야 합니다. 현재 공수처가 확보한 통신내역 대상은 윤 대통령 등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제는 이들이 외압이나 로비가 있었더라도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점입니다. 국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에서 관련자들은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거나 입을 닫았습니다. 일부는 증인 선서까지 거부하면서 침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혹의 당사자들이 공수처 조사에서 진실을 털어놓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자칫 이들에게 면죄부만 주는 수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일정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을 소환하려면 의혹이 어느정도 확인돼야 하는데 그 단계까지 이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공수처도 "아직 사건 관계인들을 부를 단계는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환이 결정된다해도 구체적인 일정을 잡고 조사를 진행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공수처 주변에선 수십 명에 달하는 혐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데만도 적어도 수 개월은 소요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은 공수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입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통화내역 확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보일 수 있는 압력 행사는 공수처 수사에 힘을 빼고, 적당히 끝내라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이는 여권에서 줄곧 강조해온 '공수처 수사 후 필요하면 특검' 기조와도 맥을 같이합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 수사 진행 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권에서 특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발의를 여러차례 약속했고, 민주당도 제3자 추천안 수용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습니다. 25일 여야 대표 회담이 열리는만큼 반드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 대표부터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답을 내놓는게 우선입니다.

[아침햇발] 세 공직자 수난 부른 국정농단 그림자

최근 불거진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이 채 상병 사건과 닮은꼴이란 얘기가 많습니다. 한겨레신문 이재성 논설위원은 두 사건의 주인공인 백해룡 경정과 박정훈 대령의 좌천과 기소에는 권력의 은폐와 비호가 어른거린다고 말합니다. 권익위 국장 사망 사건을 포함해 세 공직자 수난 뒤에 비선권력의 국정농단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백인의 분노, '캣 레이디'의 반격

미국 대선 판도가 예측 불허의 상황인 가운데 분열과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입니다. 한국일보 정상원 국제부장은 인종과 종교 갈등에 경제와 문화 양극화, 여기에 여성혐오 조장까지 겹치면서 분열의 극단으로 치닫는 게 미국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후보 해리스가 '캣 레이디'의 분노를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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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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