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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가 대답해야 할 것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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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정당사상 초유의 '강제 후보교체' 파동을 딛고 김문수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지만 '조기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탄핵 사태 와중에 갑작스럽게 대선에 뛰어든데다 극우세력 연대설, 윤석열과의 관계 설정 등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아서입니다. 이번 대선의 최우선 과제가 무너진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에 있다는 점에서 김 후보가 이런 논란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김문수가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부터가 아리송합니다. 그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대선 출마를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그는 "나는 특별히 한 일이 없고 '대통령이 구속 안 되는 게 좋겠다' '탄핵이 없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밖에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문수도 인정했듯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국무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사과를 거부한 것이 지금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에 앉게 된 배경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김문수는 당초 대선은 꿈도 꾸고 있지 않다 강성보수층이 지지를 보내자 떠밀리듯 나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대선에 대한 별다른 준비 없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입니다.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김문수의 졸속 출마가 드러났습니다. 내란 사태로 빚어진 국가 위기 사태와 나라 경제, 민생 등에 대한 비전 제시는 없고 오로지 '반이재명'과 퇴행적 색깔론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정도의 인식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김문수가 우선적으로 답해야 할 것은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세력과 일체화입니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사전투표 폐지와 선관위 감사 등을 약속하는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적극 동조해왔습니다. 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믿지 않으면서 대선에 나오겠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지만, 극우유튜버들의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인식과 행태가 국민들의 일반적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습니다. 김문수는 '빅텐트' 단일화 대상 중 하나로 부정선거 신봉론자인 황교안 후보를 거론해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아스팔트 세력과 연대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김문수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광화문 애국세력, 자유우파 시민과 결집하겠다"고 한 바 있고, 관훈클럽 토론회에선 "광장세력과도 손 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이러다가 당이 전광훈과 자유통일당에 통째로 잡아먹히는 것 아니냐"는 탄식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폭력과 혐오에 기반한 극우세력은 보수정당과 손잡고 제도권 정치로 진입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가 극우세력에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는 단순히 대선 당선 여부를 떠나 국가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김문수가 맞닥뜨린 더 큰 논란은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입니다. 김문수는 그간 12·3 비상계엄은 위헌이라면서도 윤석열 탄핵에는 단호히 반대했습니다. 그는 13일 윤석열 출당 요구에도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건 도리가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문수는 선대위 인선에서도 한남동 대통령관저 앞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을 대거 중용하는 등 윤석열 옹호 색깔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엄·탄핵에 분명하게 사과하지도 않고, 윤석열과의 관계를 끊어내지도 않으면서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염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문수의 과거 언행을 보면 혐오와 극단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국적 발언 등 식민사관과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는 그의 극우적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여기에 헌정질서 파괴 세력과의 동조, 윤석열 옹호 등은 대선 후보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합니다. 이런 김문수가 대선 후보가 됐다는 것은 국민의힘에 보수 가치와 상식이 사라지고 극단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보수정당이 위험한 전환점에 섰음을 알리는 적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번 대선이 왜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지를 명확히 일깨워줍니다.

[김누리 칼럼] 한반도의 거대한 전환...6.3 대선의 역사적 의미

6.3 대선이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거라데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합니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이번 대선은 냉전 기생 세력과 탈냉전 평화 세력의 대결이고, 파시즘 세력과 민주 세력의 대결이며, 수구 세력과 개혁 세력의 대결이라고 진단합니다. 탈냉전, 민주, 개혁 세력이 압승해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 사회 개혁을 기필코 이뤄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 칼럼 보기

[이기수 칼럼] 소년공이 쏘아올린 '국민통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0%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여론조사가 잇따릅니다. 경향신문 이기수 편집인은 두 가지를 주문합니다. 내란과 김건희, 채상병 특검으로 빠르고 관용없이, 외과수술하듯 악의 중심을 도려내야 한다는 것과 서민이 피눈물 흘리는 일이 다신 없도록 민초의 삶을 되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 첫발은 대선에서의 큰 승리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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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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