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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무혐의', 시간문제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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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검찰이 20일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대면조사한 것은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은 경호·안전상의 이유를 들지만 현직 대통령 배우자 소환조사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대통령실과 김 여사 측에서 검찰청사 소환조사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 조사 형식을 둘러싸고 이원석 검찰총장과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간 견해차가작용했다는 말이 돕니다. 일각에선 검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로 볼때 명품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주작 의혹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김 여사 비공개 대면조사 방침은 진작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초부터 검찰이 김 여사 변호인 측과 몇 차례 조사방식에 대해 협의 한 결과, 소환조사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에서도 소환조사를 강력히 요구하지 않았고, 김 여사 측도 검찰청사 소환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서면조사는 이미 두 차례 했기 때문에 선택지가 아니었던 터라, 결국 중앙지검 관할 구역에 있는 대통령 경호처 관리 청사에서 비공개 대면조사를 하는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앙지검이 김 여사 조사 사실을 사후에 대검에 보고해 '검찰총장 패싱'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입니다.  

김 여사 답변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큽니다. 이미 김 여사 측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 행정관이 '깜빡'하고 돌려주지 않았다며 행정관 과실로 몰았습니다. 김 여사는 이번 조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공직자 배우자로서, 받은 금품을 곧장 반환하도록 지시해청탁금지법을 지켰고 대통령 부부의 법적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2020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김 여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검찰로부터 서면질의를 받았지만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김 여사에게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김 여사도 명품백 보다는 주가조작 혐의가 더 위중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치밀하게 대비했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관건은 검찰의 수사 결과입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를 처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검찰이 그동안 미적거리다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것부터가 의심스럽습니다. 명품백 의혹은 지난해 11월 영상이 공개된 이후 8개월이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했고,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4년이 넘도록 김 여사를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 처리를 뭉개왔습니다. 그러다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이 불 보듯 명확해지자 태세를 전환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검찰 수사가 생색내기 수사, 보여주기 수사에 그칠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됩니다. 야권에서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로서는 '우리도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을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김 여사 소환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장이 경질됐을 때도 실제 의도는 김 여사 조사를 마무리해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법조계에선 신임 검찰총장이 9월에 임명되면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수순으로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 여사 명품백과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수사는 검찰의 '살아 있는 권력 수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시금석입니다 검찰이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권력에 굴종하는 '정치 검찰'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간으로 하는 검찰개혁에 명분을 더해주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건희 특검법'의 당위성을 높일뿐 아니라 윤 대통령 탄핵 목소리도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돈 칼럼] 무리한 의대 증원이 초래한 의료 대란

정부의 무리한 의대 증원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확실한 근거도 없이 별안간에 의대 정원을 50% 늘리는 경우는 동서고금에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개탄합니다. 의원 내각제 정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내각은 당연히 붕괴한다며 대통령제라고 해서 사정은 크게 다르지도 않을 거라고 경고합니다. 👉 칼럼 보기

[최현철의 시시각각] '탁 치니 억'과 닮은 거짓말의 향연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해명 과정에서 거짓말이 난무합니다. 중앙일보 최현철 논설위원은 거짓말은 대부분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위기를 모면하려는 의도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그 위기가 심각할 경우 여간 정교한 거짓말이 아니고선 벗어나기 어려운데 금세 허점이 보이고, 이를 막으려 다른 거짓말을 하다 터지고 만다고 일갈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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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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