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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소환' 무산되면 검찰총장 사퇴 가능성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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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이원석 검찰총장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 소환을 시사하면서 실제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검찰은 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쳐 사실상 김 여사와 대통령실 관계자 조사만 남겨 둔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김 여사 직접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소환을 시도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김 여사 소환이 무산되면 이 총장이 반발해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소환을 결심한 정황은 뚜렷해 보입니다. 지난 3일 퇴근길에 기자들 앞에서 "법 앞에는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한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게 검찰 주변의 해석입니다. 이 총장이 지난달 30일 명품백 사건을 맡은 형사1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은 것도 이례적입니다. 당시 이 총장은 수사팀에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김 여사 소환 조사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통해 최 목사와 김 여사 사이에 오간 청탁 대화 등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목사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및 사후 국립묘지 안장 등을 부탁했더니 김 여사가 대통령실 소속 과장 등을 연결해줬다고 주장했는데, 녹취파일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수사가 진척되면서 김 여사에 대한 혐의도 청탁금지법 외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 적용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 혐의는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공무원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공무원의 직무에 대해 알선하고 금품을 받았을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김 전 의원의 인사나 현충원 안장 등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직자 배우자에 대해선 처벌조항이 없는 청탁금지법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법조계에선 이 총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김 여사를 소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우선 명품백 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입장이 애매합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이 총장이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하자 법무부 주도로 실시된 '김건희 방탄 인사'의 핵심 인물입니다. '찐윤'으로 분류되는 이 지검장으로선 김 여사 소환에 반대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충돌하는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이 김 여사 소환 방침을 세운다해도 대통령실이 순순히 응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명품백 수수 의혹을 감싼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로 볼 때 강하게 반발할 공산이 큽니다. 민정수석실을 통해 검찰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동원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검찰과의 물밑 협의를 거쳐 직접조사 대신 서면조사로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 소환이 벽에 부닥칠 경우 이 총장의 거취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총장은 지난달 '검찰 인사 패싱' 때 '12초 침묵'으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최근엔 주변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총장이 총대를 멘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검찰과 자신의의 명운이 걸린 김 여사 소환 여부에 이 총장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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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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