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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끝나지 않았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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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 불기소 결론을 내렸지만 사건이 완전히 덮인 것은 아닙니다. 명품백 의혹을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이 발의돼 있고, 공수처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상황 변화에 따른 검찰의 재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 정권에서 진실 규명이 어렵더라도 정권 교체 후에는 진보∙ 보수 정부와 관계없이 재수사가 실시될 공산이 큽니다. 결정적 변수는 여론 추이인데, 윤석열 정권의 힘이 빠질수록 진실 규명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백 사건이 끝난 게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는 물증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권력 비리 사건은 관련자 진술 외에 물증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혐의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명품백 사건은 온 국민이 본대로 김 여사가 디올백을 건네받는 동영상이 존재하고, 이를 건넨 최재영 목사의 진술과 실물도 남아 있습니다. 최 목사가 주장하는 구체적인 청탁의 내용과 처리 과정도 모두 공개됐습니다.

의혹을 입증할 단서가 충분한 상황에서 관건은 법리 적용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은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다며 윤 대통령 부부에게 무혐의를 내렸습니다. 디올백이 직무와 무관한 선물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업무는 국정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직무관련성을 좁게 해석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수사 기관의 의지와 법리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론이 나올 여지가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의혹 규명 방법은 특검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난 5일 김 여사 명품백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외에 여당 공천 관여 의혹을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했습니다. 야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특검법을 처리할 방침인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여당의 이탈표에 관심이 쏠립니다. 국회 재의결 시점은 윤 대통령 임기가 절반을 지난 때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쪽에서 재의결에 필요한 8표가 특검 찬성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수처 수사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 공수처에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고소돼 있는데, 오동운 공수처장은 최근 국회에서 "먼저 검찰에서 알선수재 부분에 대해 조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범죄가 성립된다면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 처장은 "국민들이 보기에 눈높이에 맞는 수사를 하고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수사 시점은 예상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수사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현행법 상 일선 지검 검사가 사건을 불기소 처분할 경우 고소·고발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후 고검 검사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고검은 불기소 결정을 내린 지검에 다시 사건을 수사하라고 돌려보내거나 직접 수사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여론 추이입니다. 한동훈 체제에서 특검 찬성 이탈표가 나오려면 윤 대통령의 권력이 현저히 약화되거나 김 여사 관련 비리가 추가로 드러나 민심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검찰로서도 정권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지면 김 여사 의혹을 규명한 재수사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의혹 초기에 당시 검찰은 뒷짐을 지고 있다 여론이 비등하자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명품백 의혹이 김 여사 사법처리로 이어지는 건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터무니 없는 법 적용과 굴욕적인 출장 조사 등 외관의 공정성이나 국민 눈높이 측면에서 너무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설혹 차기에 보수정권이 들어서도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국민 상식을 우롱한 권력의 행태는 언젠가 반드시 심판 받는다는 게 역사의 교훈입니다.

[아침햇발] 의료공백 사태, 윤 대통령 협치 첫발 돼야

윤석열 정부가 의료대란 사태로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겨레신문 황준범 논설위원은 의료가 붕괴하면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야정 합의체 구성 찬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윤 대통령이 싸움만 하다가 빈손으로 임기를 끝낼 작정이 아니라면, 민심과 여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

퇴임을 앞둔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의 여진이 이어집니다.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를 시작으로 일본에 양보를 거듭한 윤석열 정부는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연상케 한다고 꼬집습니다.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추진한다는 새 한일 공동선언에서 또 무엇을 내줄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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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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