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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사태' 방치한 민주당이 더 문제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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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비위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버티는 김병기보다 그를 감싸는 민주당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김 원내대표 의혹으로 여론이 크게 악화하는 데도 거취를 그에게 맡겨 놓은 채 사실상 수수방관하는 민주당이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는 주장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도덕적·윤리적 기준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진보진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끝내 자리를 고수할 경우 민주당은 물론 이재명 정부에까지 타격을 입힐 거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김병기 사태 발생 후 지난 일주일 간의 민주당 대응을 보면 이번 사안을 얼마나 안이하게 보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160만원 상당의 최고급 호텔 숙박권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건 지난 22일입니다. 지역구 소재 종합병원에서 진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이날 추가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었고, 당 지도부도 김 원내대표 논란에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사태는 더욱 악화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숙박권 수수 보도 다음날 기자들 질문에 "왜 물어보나"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논란이 일자 그는 저녁에 "앞으로 처신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석상에 나와 공개 사과하지는 않았습니다. 급기야 납득할 만한 해명 대신 메신저(제보자)를 공격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의혹에 대처하는 김 원내대표의 오만한 태도는 국민들의 실망감과 반감을 되레 키웠습니다.

이런데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 표명이나 거취 압박은 일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의원들 사이에선 김 원내대표 논란이 조속히 정리되지 않으면 민주당 지지도와 대통령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거라는 데 이견이 없었지만 원내대표라는 자리의 특성 등을 감안해 침묵을 지켰습니다. 안팎의 여론이 빗발치자 정청래 대표가 의혹 발생 나흘이 지나서야 당 차원의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과거 당 비위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했던 것과는 180도 다릅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과 9월 최강욱 전 의원의 성비위 2차 가해 발언 논란, 지난달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나오자 즉시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이번 김 원내대표 문제는 앞선 사례에 견줘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선우 의원 사례보다 더 악성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침묵을 '친명 대 친청' 구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단견입니다. 김 원내대표 논란이 민주당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도덕성 문제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명이니, 친청이니 하는 건 한가한 얘기입니다. 당정이 새해부터 개혁과 민생을 화두로 국정운영에 가속도를 붙이려는 상황에서 김 원내대표 의혹은 정국의 블랙홀이 돼 이슈를 잠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마당에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청와대의 무반응도 유감스럽습니다.  

김 원내대표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은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넘어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할 수준입니다. 심지어 김 원내대표가 2022년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사실을 인지한 뒤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통화 녹음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김 원내대표에 대한 고발이 현실화하면서, 당장 여당 원내대표가 수사기관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도덕적 신뢰와 리더십을 잃은 인물이 이재명 정부의 민생·개혁 과제를 이끄는 여당 원내사령탑을 계속 맡아도 되는 것인지 국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와 일종의 '동업자 의식'으로 김 원내대표를 감싸온 민주당도 자신들의 처신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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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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