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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해외 순방 동행은 괜찮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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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김건희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여부가 논란인 가운데 해외 순방 동행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이런 요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면담' 후 사흘만에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국민의힘 친한계에서도 당분간 김 여사가 대내외적인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외교 일정 수행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김 여사는 지난 24일 폴란드 대통령 방한 환영식과 만찬 등 여러 외교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동남아 3국 순방에서 귀국한지 13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활동 자제 요구와 관련해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니면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외교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는 이런 취지에서 다음달로 예정된 윤 대통령의 APEC 순방에도 동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배우자들 간의 일정이 있어 우리만 빠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부인의 불참은 그 자체로 국제적 결례라는 얘깁니다. 김 여사의 해외 순방 동행이 국익을 위한 필수 외교 일정이라는 주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김 여사의 외국 방문이 국격 훼손 등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이미 김 여사에 대한 비리 의혹 등이 상세히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김 여사 이슈를 단독기사 또는 특집 형태로 꾸준히 보도해왔습니다. 올해 초 디올백 수수를 계기로 논문 표절과 주가조작 의혹 등 윤 대통령 당선 전후의 각종 의혹까지 함께 보도하는 사례가 잦아졌습니다. 체코 언론이 '사기꾼'이라는 거친 표현을 써 논란이 됐지만 '한국의 마리앙투아네트 퍼스트레이디'라는 표현을 쓴 유수의 언론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해외 순방을 가는 게 얼마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입니다. 국제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고 희화화된 마당에 김 여사의 외국 방문이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퍼스트레이디는 걸어다니는 국가 사절인데 되레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시킬 거라는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관저공사와 공천 개입 등 새로운 의혹이 지속적으로 추가돼 국제 여론이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용산에선 김 여사의 모든 공개 활동 중단에 거부감을 보이지만 앞서 5개월 넘게 일체의 활동을 멈춘 사례가 있습니다.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5월 캄보디아 총리 방한때 공식 행보를 재개했습니다. 활동 중단 153일만에야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보다 한 달 전 루마니아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배우자 일정이 있긴 했지만 언론에 알리지 않고 비공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김 여사 문제는 국정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부정평가하는 1위로 김 여사 문제가 올랐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70%를 넘었습니다. 보수층에서도 아예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여권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런 사태를 만든 건 윤 대통령이 의혹의 진상 규명을 권력의 힘으로 찍어누른 결과입니다. 모든 공개 활동 중단은 책임을 지는 첫 단계입니다.

[김희원 칼럼] 문제는 김 여사 아닌 윤 대통령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 처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큽니다. 한국일보 김희원 뉴스스탠다드 실장은 문제의 핵심은 선을 넘는 영부인이 아니라, 그의 개입을 받아들이고 의존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합니다. 배우자 처벌을 피하려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공천 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서 발뺌할 수 없는 윤 대통령이 이제 책임질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박찬수 칼럼] '피눈물로 되찾은 정권'이란 미망과 탄핵

주변에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한겨레신문 박찬수 대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는 건 국가 운명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리란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합니다. 보수 정치세력이 고민해야 할 건 김건희 논란을 피할 편법이 아니라 현 정부 실패를 검허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길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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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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