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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도이치 사건' 외통수 몰렸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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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내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 기소를 주장하면서 검찰이 외통수에 몰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소를 하기에는 용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불기소를 할 경우 국민적 분노에 더해 여당 일각의 반발로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불을 지피는 동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검찰이 모든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법조계에선 지난 4년여동안 권력의 눈치를 보며 수사를미적거려온 검찰의 자업자득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 주변에선 검찰이 김 여사 불기소 처분 발표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검찰은 현재 김 여사 수사를 마무리짓고 발표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검찰은 지난 주에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릴 거란 전망이 많았으나 막판 법리 검토 등을 추가로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전해졌습니다. 이번 주엔 검찰의 발표가 있을 거란 보도가 나오지만 검찰의 고민이 깊어졌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여사 기소 주장입니다. 한 대표가 지난 10일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말은 사실상 기소하라는 요구입니다. 검찰로서는 집권당 대표이자 직전 법무부 장관의 말을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긴 어렵습니다. 한 대표의 견해에 친한계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친윤계도 동조하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도 검찰로선 부담스런 요인입니다.

검찰 수뇌부 입장에선 김 여사 불기소 판단이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대표 등 친한계는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결정시 특검을 막기 어렵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국회 재의결 과정에서 여당내 이탈표가 4표나 나온 것을 보면 재발의될 경우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악의 경우 특검법이 통과되면 모든 책임을 검찰이 뒤집어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검찰의 처분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살립니다. 일각에선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독대를 지켜본 뒤 김 여사 처분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두 사람의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가 정리되면 검찰이 그에 따른 결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입니다. 한 대표가 도이치 사건 처리에 대한 당의 입장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에 근거한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열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도이치 수심위는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회부하거나, 피고발인인 김 여사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김 여사가 신청할 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심위가 열리는 유일한 방법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직권 회부입니다. 하지만 현재 검찰총장에겐 도이치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심 총장에게 소집을 건의해야 열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큽니다.

현재 검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몰렸습니다. 그 원인은 김 여사의 불법·비리 의혹에 분노하는 국민적 상식은 물론 법리에도 어긋나는 결정을 내리려는 검찰 스스로에 있습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았고, 단순방조를 넘어 공모했을 정황이 더욱 뚜렷해진 상황에서 이를 뭉개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민심을잃은 권력을 옹위하다 국민적 저항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검찰은 알아야 합니다.  

[김만권의 손길] 네포티즘의 시대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개인의 친분에 따라 이뤄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만권 정치철학자는 우리나라가 검찰, 서울대, 대통령 친구 출신이 나라의 주요 행정 공직을 장악하는 '네포티즘'으로 만연한 국가가 됐다고 개탄합니다. 특히 "내가 정권을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던 김건희 여사의 사적 욕망이 공적 세계를 파괴하고 타락을 낳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 칼럼 보기

[아침햇발] 정부여당이 조세 저항을 선동하는 '막장 정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앞장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외쳐 논란입니다. 한겨레신문 정남구 선임기자는 국가와 공동체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표만 얻으면 된다는 행동으로 조세 저항을 선동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진지하게 민생 해법을 찾지 않고 금투세 폐지가 민생이라고 외치는 건 비겁하다고 질타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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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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