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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꼰대당' 된 국민의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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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국민의힘 후보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결과를 놓고 '도로 꼰대당'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가려졌던 갖가지 문제점이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변화의 의지와 혁신 노력이 실종됐다는 지적과 함께 분신과 반발 등 파열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민주당보다 잘한 것이라고는 잡음이 덜하다는 것뿐이라는 자조가 나옵니다.

국민의힘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친윤·중진 불패'로 요약됩니다. 친윤석열계 인사들의 경우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단수공천을 받아냈습니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불패 신화'를 이어가 31명 중 컷오프가 결정된 의원은 김영선 의원이 유일합니다. 게다가 이들이 공천받은 지역은 대다수가 당선을 보장받는 보수 우세 지역입니다. 국민 기대와는 다르게 철저한 기득권 공천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5선 이상에서 두드러집니다. 21대 국회에서 5선은 총 12명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나란히 6명씩입니다. 그런데 공천 결과 세대교체에 비중을 둔 민주당은 1명으로 줄어든 반면, 국민의힘은 5명이 생존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김영선 의원만 공천배제됐을뿐 정우택∙ 정진석∙ 주호영∙ 서병수 의원이 공천을 확정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이 입당해 공천을 받았고, 조경태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면 6명으로 늘어납니다.

국민의힘의 '늙은 공천'은 정치 신인을 찾아보기 어려운데서 두드러집니다. 현역 상당수가 재도전 기회를 얻으면서 공천 확정자 평균 연령은 58.3세로 지난 총선에 비해 오히려 2세 가량 높아졌습니다. 2030 후보는 14%에 불과해 21대 총선 때의 20%에 비해 크게 줄었고, 그나마도 대부분 험지로 보냈습니다. 여성 공천도 12명에 그쳐 눈에 띄게 축소됐습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첫 공관위 회의에서 "청년과 여성,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약속은 빈말이 됐습니다.

비리 의혹을 받는 후보들도 별 탈 없이 본선에 안착했습니다. 양평군수 시절 윤석열 대통령 장모의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에 관련된 김선교 전 의원은 지난해 불법 후원금 모금 혐의로 기소돼 의원직을 상실했는데도 공천이 확정됐습니다. 최근 청주의 한 카페 사장에게서 돈봉투를 받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던 정우택 의원도 무난히 공천을 받았고,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 회사가 수천 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박덕흠 의원도 공천이 확정됐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런 공천 난맥상에 '시스템 공천'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현역 의원 불패 공천으로 '도로 꼰대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시스템이 시스템대로 구동되고 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장일 전 서울 노원을당협위원장이 3일 공천 탈락에 반발해 이틀 연속 분신 소동을 벌인데 대해서도 "당연히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공천을 '구정물 공천'이라고 맹비난하면서도 자신들 공천은 정당한 공천이라고 강변한 셈입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친윤·중진 의원들 희생 요구가 잇따랐으나 결과적으로 공염불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국민의힘에 변화와 쇄신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했던 한동훈 체제 공천이 결국 기득권 지키기로 귀결됐다는 지적입니다. 보수진영에서도 변화와 감동, 쇄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번 주 공천이 마무리되면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권모 칼럼] 누가 정권심판론을 잠재우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파동이 정권심판론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게 모든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양권모 칼럼니스트는 이재명 대표의 자기 희생과 헌신 없이도 총선 때 정권심판론이 작동할 거라고 믿는다면 그보다 안이한 판단은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정작 심판받아야 할 윤석열 정권이 총선에서 이기면 그 책임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져야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세상읽기] 22대 국회, 예고된 '남초정치'

윤석열 정부 들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치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약자를 볼모 삼는 정치, 여성을 비하하는 정치,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내부 결집에만 몰두하는 정치는 결국 우파가 견인하는 남초정치의 흐름을 방관하는 격이라고 지적합니다. 여야의 공천에서 벌써부터 '남초정치' 예고편을 보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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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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