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시험대 오른 지귀연
'내란 수괴' 피고인 윤석열이 조은석 특검에 의해 재구속되면서 지귀연 판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서 지 귀연 재판부의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지가 이번 재구속으로 확인돼서입니다. 법조계에선 이에 대한 지 판사의 수긍할만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지귀연 재판부가 여름 휴정기에 재판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어 재판 지연에 대한 우려도 불거집니다. 하루빨리 내란을 종식해야 할 마당에 휴정을 논할 때냐는 비판이 시민사회에서 쏟아집니다.
지 판사가 지난 3월 윤석열을 풀어준 이유는 구속기간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는 거였습니다. 당시 법조계에선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석방에 반대했습니다. 구속을 취소하려면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하는데 재판부가 이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이런 주장은 이번에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재구속의 사유로 증거인멸을 최우선적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의 윤석열 첫 구속 때도 증거 인멸 우려는 영장 발부 주요 근거로 명시됐습니다. 윤석열 석방 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나 행동을 한 인물들에 대한 보복 위험이 크다는 공수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실제 윤석열은 석방 후 강의구 전 부속실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 측근들을 회유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런 혼란을 낳게 만든 책임은 지 판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기상천외한 방식을 들이밀어 윤석열을 석방했던 지 판사로선 당연히 합당한 해명을 하는 게 마땅합니다.
지 판사가 답해야 할 사안은 또 있습니다. 28일부터 시작되는 법원 휴정기(2주일) 동안의 재판 진행 여부입니다.지 판사는 휴정기에도 재판을 진행해 달라는 특검팀 요구에 "변호인들과 얘기해보겠다"는 단서를 붙였는데, 윤석열 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재판을 최대한 길게 끌어 구속 기간(6개월) 만료로 윤석열이 석방될 가능성을 노리는 윤석열 측으로선 이를 수용할 리 만무합니다.
지 판사의 이런 행태는 자신이 결정할 사안을 윤석열 측에 떠넘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특검과 윤석열 측 양쪽 입장을 다 들어 공평한 자세를 취하려한다고 하지만 책임 회피에 불과합니다. 휴정기라 하더라도 긴급한 사정이 있는 사건은 재판을 진행했던 사례도 있는 터라 재판부가 분명한 입장을 갖고 결정하면 될 일입니다. 가뜩이나 윤석열은 지난 10일 공판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출석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측 요구를 수용하는 건 내란 재판의 공정한 진행에 의심을 자초하는 행위입니다.
윤석열 재판은 지금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1심재판 일정은 오는 12월말까지 잡힌 상태고 지귀연 재판부는 10차례 정도 더 공판기일을 열 수 있다고 밝힌 상태여서, 선고시점은 내년으로 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판부가 애초 공판일정을 한달에 3~4회 꼴로 잡은 것부터 신속한 재판을 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선 윤석열이 그새 구속기간이 만료돼 다시 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론 다른 특검 수사에서 추가기소 여지가 크기는 하지만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법조계에선 조속한 내란 종식을 위해선 재판부가 집중심리를 통해 신속히 1심 판결을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주 4회씩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느리다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해 취임 때부터 신속한 재판을 강조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재판 지연에 침묵하는 데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내란특별법'에서 내란 전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기로 한 것도 이런 불신을 반영한 조치입니다. 하루빨리 내란 세력을 단죄해 법의 엄중함을 보여달라는 국민의 기대를 법원과 지귀연 재판부는 저버려선 안 될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 첫 내각 인사는 실용주의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겨레신문 박찬수 대기자는 이런 인선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어떤 방향과 내용을 담은 변화일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말합니다. 여러 정권을 거치며 나름 축적해온 고위 공직 인사 기준이 이번엔 좀 흐려진 느낌이 든다고 꼬집습니다. 👉 칼럼 보기
[이기수 칼럼] 김건희·검찰 탄 '윤석열차' 기억하십니까
윤석열 재구속에 대한 대체적인 평은 사필귀정과 자업자득입니다. 경향신문 이기수 편집인은 '윤석열의 3년'을 꿰뚤어 본 한 컷짜리 카툰 '윤석열차'를 떠올립니다. 조종석엔 김건희가 타고, 하늘로 칼 치켜든 검사들이 그 뒤를 따랐던 만화는 김건희 국정농단과 골병들고 무너진 검찰국가의 예고였다고 말합니다. 윤석열차 추락의 전조였다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