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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선용' 장차관 교체...국정은 안중에 없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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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최근 총선을 앞두고 장차관들이 잇달아 해임∙교체되면서 비정상적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들이 전원 교체되는가하면, 5개월 동안 내버려두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가 갑자기 수리됐습니다. 정치권에선 특정층을 겨냥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총선용 전략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관가에서는 의료대란 사태가 악화되면 보건복지부 장차관도 희생양이 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과기부 차관급 인사 3명을 동시에 교체한 것부터가 이례적입니다. 대통령실은 인적쇄신을 통해 과학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논란으로 누적된 과학기술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최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의 '입틀막' 사건에서 드러났듯 과학기술계의 좌절과 분노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뒤늦게 감지하고 내린 조치라는 겁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원인 제공자는 윤 대통령인데 엉뚱하게 관료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실제 R&D 예산삭감 사태는 윤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6월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연구개발비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라"고 했고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과기부 제1차관에 전진배치된 사람이 이번에 1년도 안 돼 책임을 뒤집어쓰고 교체됐습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사표 수리도 느닷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9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로 사의를 표명한 김 장관을 5개월이나 놔두다 갑작스레 해임한 것은 '선거용'이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책임질 일이 발생했을 때는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다가 총선을 앞둔 시점에 사표를 수리했으니 의도가 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구나 후임자도 지명하지 않아 여가부는 22일부터 차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가부 폐지를 전제로 한 조직 개편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폐지가 확정되지도 않은 부처를 장관없이 운영하겠다는건 정상적인 국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런 비정상적 상황은 총선에서 이른바 '이대남' 표를 얻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합니다.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할 대통령이 특정층의 표를 의식해 성별 갈라치기로 국민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에도 총선 출마를 위한 방편으로 '3개월 장관' '6개월 차관'을 쏟아냈습니다. 정치인 출신 장차관들이 총선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과거 정부에서도 드물지 않았지만 윤석열정부처럼 내각을 총선용 경력쌓기 도구로 활용한 것은 전례가 없습니다. 행정부가 정치바람에 휘둘리는 것을 다잡아야 할 대통령이 앞서 부추긴다는 비판이 당시에도 제기됐습니다.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됐는데도 되레 국정을 파행시키기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행위입니다. 현재 관료사회가 국정 현안을 뭉개며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에 젖어있는 것도 이런 행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최근의 의료계 집단행동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본질적 개혁보다는 선거를 의식해 의대정원 확대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게 화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이 아니라 안정적 국정운영을 이끌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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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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