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장악', 이동관 탄핵 사유 커졌다
박민 KBS 사장의 점령군식 행태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여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할 예정인데, 언론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와 앵커 교체로 KBS에는 시청자들의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박 사장의 KBS 장악을 위한 무리한 속도전이 이 위원장 탄핵을 가속화하는 양상입니다.
박 사장과 이 위원장의 관계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박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위원장을 '이 선배'나 '형'이라고 부른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 사이로, 이 위원장이 박민을 KBS 사장에 추천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박 사장은 KBS 사장 자리를 제안한 인물이 이 위원장이 아니라고 했지만 방통위원회가 KBS 사장을 임명 제청하는 KBS 이사의 추천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박 사장이 이례적인 강도와 속도로 'KBS 지우기'를 밀어붙이는데 대해서도 이동관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박 사장은 취임도 하기 전에 전격적인 '보복인사'를 단행하고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앵커와 진행자를 교체했습니다. 군사쿠데타를 방불케할 정도의 속도전은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과정에 이 위원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언론 전문가들은 박 사장이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을 알면서도 유례없는 속도전을 편 것부터가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KBS를 장악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방송의 적합성 판단 및 수정과 관련해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KBS 편성규약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입니다.
KBS에 대한 이런 무리한 조처는 언론장악 논란의 정점에 있는 이동관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 언론·시민단체에서도 이 위원장 탄핵 추진은 마땅한 조처라는 목소리가 대세를 형성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위원장이 취임 이후 공영방송 이사진에 대한 무리한 해임과 사실상의 언론 검열 부활을 지속적으로 꾀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 위원장의 주요 탄핵 사유 중 하나로 박민 사장 선임이 거론되는 것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KBS 이사회는 지난 9월 사장 후보 3명을 두고 투표를 진행했으나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결선투표를 일방적으로 연기했습니다. 그사이 박민 후보자의 경쟁자가 사퇴했고, 박 후보자는 재공모 절차 없이 그대로 후보자로 확정됐습니다. 당시 결선투표가 진행됐더라면 박 후보자가 선임되지 않았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방통위가 KBS 이사회의 파행을 바로잡지 않은 것은 중대한 잘못입니다.
KBS 파행 사태는 이 위원장 탄핵 여론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 위원장 탄핵 반응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은 48.3%로 반대 33.7%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7.9%나 나왔는데 이런 유보층이 탄핵 찬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KBS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이 위원장 탄핵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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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규의 저널리즘 책무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출구전략을 모색하시라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오도가도 못하는 형편에 놓였습니다. 애초 대상이 아닌 인터넷 보도를 심의하겠다고 나설 때부터 예견된 일입니다. 한겨레신문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정권의 의중을 쫓아 밀어붙인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조직 내부에서조차 탄핵을 당했다고 비판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