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매달 해외순방 떠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안으로 두 번 더 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잇단 해외순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들 방문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취임 1년 반만에 14차례 외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여권에선 '외교 대통령' 이미지 만들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일 관계 복원과 한미일 공조체제 구축을 공고히 해 역사적 평가를 받으려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조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경제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현실로부터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 부부가 찰스 3세 영국 국왕 초청에 따라 내달 영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3세 국왕이 대관식이후 국빈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하는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또 12월에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에 따라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달사이 두차례 유럽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올들어 사실상 매달 외국 방문에 나서고 있습니다.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3월 일본, 4월 미국, 5월 일본, 6월 프랑스·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도 7월 리투아니아(나토 정상회의), 폴란드·우크라이나, 8월 미국(한·미·일정상회의), 9월 인도네시아(아세안정상회의)·인도(G20정상회의), 미국(유엔총회)을 찾았습니다. 2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해외순방을 떠나는 셈입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 대통령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대통령실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온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 행보에 성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워싱턴 선언, 캠프데이비드 회담 등 굵직한 정상외교 성과가 나올 때마다 지지율이 올랐던 것도 외교행보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실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의 이유 중에서는 외교가 30%대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잦은 국외방문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제·민생이 어려운데 해외에 너무 자주 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국민들 사이에서 제기됩니다. 지난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국내에 큰 수해가 발생했는데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권 일각에선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총리나 외교부 장관을 내보내고 대통령은 민생에 주력하는 게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야권의 평가는 더 박합니다. 경제위기를 해결할 능력도 없고 국내에 골치아픈 일이 많으니 국가원수로 예우를 받는 외국을 자주 나가는 것 아니냐고 비난합니다. 수출 부진과 세수 부족, 물가 등 민생 위기가 깊어질수록 결단력 있는 외교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겁니다. 외교 안보를 역사·이념 전쟁과 연결시켜 야당을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에선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메시지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뉴욕 순방에서 수십 개국과 양자회담을 한 데 대해 "그런 정상은 100년간 외교사에 없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기네스북 등재'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 리투아니아 방문 때 김건희 여사 쇼핑에 대해 "호객행위에 당했다"는 해명도 부적절한 사례로 거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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