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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를 모르는 윤 대통령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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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친교를 위해 골프를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윤 대통령의 외교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드러낸 신중하지 못한 언행과 현 외교안보 진영에 대한 불안감이 트럼프 행정부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키웁니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와 밀착했던 아베 전 일본 총리의 잘못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내 이슈에 묻혀 지나쳤지만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나타난 윤 대통령의 외교 현안 답변 태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은 신랄합니다. 윤 대통령이 당일 오전 트럼프와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대화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 게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대통령실은 앞서 북한 우크라이나 파병, 한미 협력 방안, 남북관계, 트럼프의 한국 조선업에 대한 관심 등 모든 통화 내용을 빠짐없이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의 통화는 12분 동안 이뤄졌는데 통역 시간을 빼면 얼마나 깊이있는 대화가 오갔을 지도 의문입니다. 통화 대부분은 윤 대통령이 얘기하고 트럼프는 주로 듣는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외교 성과 과시를 위해 트럼프와의 통화를 과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트럼프 당선 다음날 이뤄진 통화 기회를 치밀한 전략보다는 즉흥적인 보여주기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윤 대통령의 더 큰 외교적 결례는 외신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질문은 "트럼프 출범에 따른 한국 정부 전략은 무엇인가"였는데, 윤 대통령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근심하고 걱정하는 지도자가 많다"고 엉뚱한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해외 순방에서 만난 국가 정상들이 트럼프 당선에 우려를 나타냈다면서 "특히 유럽이 근심이 많고 아시아에서도 걱정하는 지도자가 많다"고 했습니다. 이런 발언을 외신을 통해 접한 각국 정상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또 트럼프는 어떻게 생각할지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의 8년 만의 골프 재개를 놓고도 뒷말이 많습니다. 대통령실은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와의 '골프외교'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집권 1기때 골프로 발빠르게 친분을 쌓았던 아베 전 총리의 사례를 참고했다는 건데,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고가의 골프채 제공으로 개인 친분을 쌓은 건 사실이지만, 트럼프에겐 아베가 거액의 투자 보따리를 가져간 게 더 크게 먹혔다는 얘깁니다.

당시 아베는 대기업들을 닦달해 조성한 '70억 달러'의 투자금을 트럼프에 안겨줘 일본 내에서 '조공외교'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트럼프의 푸들'이라는 조롱을 받을 만큼 올인한 아베의 전략이 늘 일본 국익에 도움을 준 것도 아닙니다. 트럼프 집권 2년차인 2018년,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한국과 EU는 면제됐지만 일본은 제외돼 일본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미국이 관련 정부를 일본에 알려주지 않아 '일본 패싱' 논란이 거세게 인 것도 아베 집권 때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지금 우선해야 할 건 골프채를 다시 잡는 게 아니라 외교안보 진용부터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대선 국면에서 우리 정부의 정교한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돌연 군 출신 인사들을 외교안보 핵심 라인에 전면 배치했습니다. '미국통' 외교관 출신 장호진 안보실장을 7개월 만에 교체하고 그 자리에 대북강경파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앉혔습니다. 안보와 경제상황이 그 어느때보다 위중한 현실에서 윤 대통령에겐 필요한 건 보여주기가 아니라 국익을 위한 깊이있는 전략과 고민이어야 합니다.

[뉴스룸에서] 재벌언론과 족벌언론의 대결, 승자는 빅테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주류 언론에도 경종을 울렸습니다. 한국일보 최진주 이슈365팀장은 트럼프의 압승은 저널리즘 수호자 역할을 해온 뉴욕타임스의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이제 여론은 주류 언론이 아닌 소셜미디어나 틱톡, 유튜브, 팟캐스트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기자의 시각] '스카'로 전락한 대학 도서관

대학에서 장서 무더기 폐기가 논란입니다. 조선일보 김도연 기자는 대학들은 디지털 시대 종이 책 무용론을 주장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고 급속한 사회 변화로 해독 못할 가능성, 일선 교수와 연구자들의 불편 등을 들어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합니다. 학생들에게 '쾌적한 독서실'을 만들어 주려고 장서를 폐기하는 건 대학 도서관을 '스터디 카페'로 전락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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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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