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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강서 보궐선거 참패하면 사과할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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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11일 밤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패배시 대통령실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입니다. 이번 선거가 여야 총력전으로 판이 커진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치러진 선거여서 누군가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선 여당이 선거에서 지더라도 대통령실이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대통령실에선 가급적 선거에 거리를 두려는 기류가 역력하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의 의미를 축소시키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한 명에 불과한 선거를 총선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얘깁니다. 강서구가 전통적인 야당 우세지역으로 지역구 3곳이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장악한 '험지'라는 설명도 빠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선거 패배 때 닥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여권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원인제공자인 김태우 후보를 사면한 게 화근이라는 반응이 퍼져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당초 자당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따르려다가 김 후보 공천으로 태도를 돌변한 데는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실 주변에선 이런 이유로 여당이 선거에 패배하더라도 김기현 대표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자칫 여당에서 책임 전가라는 반발이 터져나올 수 있을뿐 아니라 안팎으로 더 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에선 선거 패배시 "강서구청장 선거는 내년 총선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선 긋기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선거에 질 경우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도 마련해 둔 것으로 전해집니다. 선거 의미를 축소한다 해도 이번 보궐선거에 쏠린 여론의 높은 관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개편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어차피 총선에 출마할 참모들에 대한 인사가 필요한 시점에서 민심 수습용 성격을 가미한다는 겁니다. 대통령실 개편을 할 경우 대통령 비서실장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미 후임자가 정해졌다는 소문도 여권에선 돈다고 합니다.

여론의 질타를 받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김 후보자 임명 강행 여부에 대해 "국회 상황을 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강서구청장 선거를 의식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당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김 후보자를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희생양'로 삼는데 의견이 일치하는 셈입니다.

여권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지도부에 이른바 '공천 혁신'을 주문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3선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부산 지역구 포기 선언이 강서구청장 선거 직전에 이뤄진 게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도부를 통해 여당에 유리한 TK와 PK 지역 의원들을 강하게 압박해 험지로 출마하게 하는 대신 대통령실 참모들을 내리꽂으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어느 경우든 선거 패배 여파가 윤 대통령에게 향하는 것을 막고 되레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게 대통령실이 그리는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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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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