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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처가 비리 '공흥지구 의혹', 검찰 재수사할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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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 처가 비리인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의 면죄부 수사 논란이 커지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립니다. 경찰은 최근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와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고 대신 윤 대통령의 처남과 양평군청 공무원들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하지만 최씨 등에 대한 봐주기 정황이 속속 제기되자 시민단체가 검찰에 이의 제기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와 최씨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에 줄줄이 무혐의 결정이 내려지는 가운데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게 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 처가 비리 의혹 중 현재까지 검찰과 경찰에 의해 불기소·불송치 처분된 것이 30여 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이 지난 12일 발표한 경기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 결과는 의문투성입니다.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윤 대통령 처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가족회사가 공흥지구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양평군이 개발부담금을 17억 원 부과할 예정이었다가 면제해 준 것과 이 회사의 사업기간을 임의로 연장해준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1년 6개월이나 끈 경찰은 개발부담금 면제는 이 회사가 양평군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때문으로 결론냈습니다. 하지만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였던 최씨가 직위를 처남에게 물려줘 직접 관여한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최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처남 김모씨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최씨는 한 차례 서면조사만 받았습니다. 김 여사 역시 사업 추진 전에 사임했기 때문에 무관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를 반박하는 정황 증거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장모 최씨가 공흥지구 사업을 둘러싸고 두 차례 소송에 휘말렸는데 판결문에 최씨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가족회사의 돈을 자신의 부동산 투자에 끌어다 쓰거나 은행 이자를 대신 갚도록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공흥지구 사업에서 발생한 개발이익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씨 가족회사의 사업기간 연장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공흥지구 개발사업은 2년 가까이 허가 기한을 넘긴 상태로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도 양평군은 뒤늦게 소급해서 준공기한을 연장해줬습니다. 경찰은 특혜는 없었고 공무원들이 민원이 생길 것을 우려해 저지른 일이라고 결론지었지만, 공무원들이 단지 민원 우려 때문에 형사처벌을 감수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애초 이 사건이 불거진 이유는 윤 대통령 처가와 양평군의 유착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흥지구 개발사업 기간에 양평군을 관할하는 여주지청장을 지냈습니다.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의혹은 밝혀내지 못한 채 김 전 의원도 서면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식 때는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간부가 초청받아 논란을 부른 바 있습니다. 이 간부는 이후에도 수사에서 손을 떼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 1년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 부인·장모와 관련된 형사사건은 거의 무혐의 처리 됐습니다. 김 여사가 허위경력으로 대학강사 등에 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난해 일찌감치 불송치 결정이 났고,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 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지난 3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인데 야당이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자 뒤늦게 수사하는 시늉을 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에 따르면 지난 대선을 전후해 윤 대통령 일가 혐의에 관해 고발된 사건 90여 건 중 지금까지 30여 건이 불송치·불기소 처리됐습니다. 대통령 일가 관련 고발은 아직 50여 건이 남아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집요하게 이어지는 야권 수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살아있는 권력'에 눈을 감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공정성에 대한 신뢰만 훼손시킬 뿐입니다.

[오늘과 내일] 온통 '돈'의혹 巨野, 몰락 막을 역량 있을까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추락하는 여론조사가 잇따릅니다. 비도덕적이고 불공정한 행태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동아일보 길진균 논설위원은 여론은 민주당의 처절한 반성을 요구하는데 되레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살피며 엇나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합니다. 👉 칼럼 보기

[김영희 칼럼] '법 기술자'의 시대에 기억해야 할 이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참여연대와 주고받은 공방은 그가 '법 기술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킵니다. 한겨레신문 김영희 편집인은 한 장관과 대비되는 인물로 고 황인철 변호사를 조명합니다. 1970년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면서 그가 맡은 사건들은 민주화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법이 다시 권력의 도구가 되는 세상에 그가 무척 사무친다고 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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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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