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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다급해졌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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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를 시작하면서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동 제안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초청, 의대 증원 축소 등이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정치권에선 이런 일련의 행보는 총선 참패보다는 취임 이후 최저로 추락한 대통령 지지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에서도 총선 후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가 전반적 국정 기조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의 변화가 나타난 시점입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한 것은 19일 오후입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23%로 나온 갤럽 여론조사는 당일 오전이었고, 앞서 18일에는 비슷한 내용의 NBS 여론조사가 발표됐습니다. 당초 대통령실 참모들은 총선 다음날인 11일 이 대표에게 통화할 것을 건의했으나 윤 대통령은 일주일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윤 대통령이 갑자기 이 대표와 통화를 지시했으니 의문이 생깁니다. 전후 사정을 보면 여론조사 외의 다른 변수는 찾기 어렵습니다.

곤두박질친 지지율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실의 충격을 감안할 때 적잖이 놀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에선 특히 보수층의 이탈 폭이 큰 것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경우 지지기반인 보수층마저 돌아설 수 있다는 걱정이 팽배하다고 합니다. 일부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막 불거진 시기의 지지율과 비교하며 비상책을 건의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기류가 윤 대통령에게 전달돼 결국 이 대표 회동 제안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해석은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초청의사를 밝힌 시점에서도 확인됩니다.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오찬을 제안한 날도 19일입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사흘 전인 16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4시간 동안 만찬을 했습니다. 하지만 총선 최일선에서 분투한 한 전 위원장에겐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았습니다. 보수층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의 속좁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결국 지지율 급락과 보수층 이탈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지자 윤 대통령이 마지못해 손을 내민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의대 증원 축소 진행 과정도 윤 대통령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의대 증원 대학 자율조정' 방안은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 의견을 받아들인 게 아니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먼저 국립대 총장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실은 교육부 건의를 받고 수용했다고 하지만 교육부장관이 독단적으로 이런 중요한 결정을 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윤 대통령이 의정갈등에 대한 여론의 비난과 '원칙 포기'라는 비판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행보 변화에서 진정성을 확인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은 21일 정진석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하면서 "국민을 더 설득하고 소통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여당 당선자들과의 축하 전화에서도 "국정 방향은 옳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 정책은 옳은데 홍보가 제대로 안되니 국민과 야당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얘깁니다.

정부는 22일부터 대대적인 공직기강 특별점검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이 총선후 연이어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인데 세종시에서 가장 처참한 총선성적표를 받은 것에 대한 분풀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자감세와 긴축재정 등 현 경제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비판 언론 재갈물리기는 총선이 끝났는데도 계속되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소통 강화 행보가 국면 전환용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발송회사 서버 고장으로 전송이 늦었습니다. 오늘의 칼럼도 게재하지 못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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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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