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칼럼
이충재 칼럼입니다.
[칼럼] 이진숙의 착각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 석방 결정으로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한껏 고무된 듯하다. 왜 안 그렇겠나. 수갑 찬 손을 번쩍 드는 장면을 연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탄압받는 이미지를 부각시켰으니 말이다. 덕분에 '이진숙'이라는 이름 석 자는 긴 추석 연휴 사람들 입길에 오르내렸다. 각본을 쓴데도 이렇게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고발된
[칼럼] 김현지, 이렇게 커질 일이었나
김현지 대통령 제1부속실장이 졸지에 '전국구 인사'로 등극했다. 이제 국민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좋은 의미로 유명세를 탄 게 아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잘못이나 비위에 연루되지도 않았다. 전개된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기에 들여다봐야 할 구석도 많다. 지난 며칠 간의 상황을 보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일이었느냐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발동을 걸고, 대통령실이
[칼럼] 윤석열이 관세협상 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미국 요구에 따랐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다목적 포석이다. 미국을 향한 협상 전략적 측면이 크지만 국내 여론을 의식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관세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것과 그 결과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이해해달라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석 달만에
[칼럼] '조희대 회동설', 끝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여권이 제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반이재명 공모설'을 부인했지만 의문은 남는다. 대법원의 이재명 대선 후보 유죄 취지 파기환송과 한 전 총리 출마 사이에 아무런 연결 고리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대법원이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을 사실상 낙마시키려 한 결정이 없었어도 한 전 총리가 대선에 출마하려했겠느냐는 게 의구심의 출발점이다. '조희대
[칼럼] 이 대통령 뜻, 누가 왜곡하나
하루 만에 원상으로 돌아갔지만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귀를 의심한 이들이 적지 않다.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수사 인력 충원도 최소화한다는 합의 내용이 믿기지 않아서였다. 지금 국민들은 연일 새롭게 터져나오는 윤석열· 김건희 국정 농단 소식에 분노하는 한편으로, 특검이 그 숱한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지
[칼럼] 이 대통령 속인 오광수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 변호인을 맡았다는 소식에 분노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에게 부여됐던 이재명 정부 첫 민정수석이란 의미가 그 만큼 컸던 터다. 새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검찰개혁의 사령탑은 그 어느 공직보다 무거운 자리였다. 그런 인사가 비리에 연루돼 낙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적 지탄을 받는
[칼럼] 한덕수, 끝난 게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 기각을 보고 놀란 건 기각사유 뿐이 아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심사가 끝난 건 27일 오후 5시쯤이었다. 그리고 구속영장 기각은 오후 10시가 안 돼 공지됐다. 심사에서 기각까지 채 5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요 인물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데 이렇게 짧은 시간이 소요된 건
[칼럼] 김민석 총리의 뒤늦은 출격
지난 19일 이재명 정부의 속사정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투 축인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이 같은 날 동시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민석 총리도, 강훈식 비서실장도 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 속도 조절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그 결과 하루 만에 이 대통령과 여당이 만나 온도차를 조절할 수 있었다. 총리와 비서실장의
[칼럼] 이춘석, 터지길 잘했다
'이춘석 사태'가 고약한 건 차명 주식 거래와 재산 신고 누락뿐이 아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도중에 거리낌없이 딴짓을 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다. 당시는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 중 가장 먼저 처리키로 한 방송법 통과를 놓고 여야가 필리버스터로 한창 기싸움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런데 이 의원은 동료 민주당 의원이 9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칼럼] 이 대통령, '진짜 정치'의 시작
한미관세 협상 타결로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대로 외교적 중대 고비를 넘어섰다. 세부적 손익계산은 따져봐야겠지만 협상에 뒤늦게 뛰어든 것치고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체제에서 관세 '0%'를 적용받다 '15%'로 수직상승한 것은 아쉽지만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격다짐으로 시작된 협상 틀에선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 무엇보다 쌀과 소고기 시장에
[칼럼] 대통령만 보인다
'강선우 사태'에서 짚어볼 대목이 많지만 가장 눈 여겨 본 것은 대통령 참모들과 여당의 태도다. 대통령실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은 정무수석은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전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할 몫"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는 "참모는 입장이 없다"고 빠져나갔고, 의견 개진은 "말이 아니라 문서로 한다"고도 했다. 인사청문회 팀장이자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가
[칼럼] '현역 의원 불패'라는 신기루
대통령실이 선뜻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결정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 가운데는 '현역 의원 불패' 신화의 그림자도 있을 것이라 본다. 수십 년간 이어진 관행을 이재명 정부가 앞장 서 깼을 때의 부담을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한번 둑이 터지면 그다음은 좀처럼 막기 어렵다. 현 정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