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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보수인가 극우인가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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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치적 행보를 넓히는 가운데 정체성을 종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극우적 성향의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국민의힘 내 개혁 세력과 연대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의 오락가락 행보는 윤석열 내란 사태 국면에서 아스팔트 세력에 기웃거렸던 행태를 연상케 합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3선 도전을 노려 극렬 보수층과 개혁 보수층을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계산은 득보다는 실이 클 것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오 시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에 '주적' '개딸' 등 자극적인 단어를 앞세운 게시물을 연달아 올려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영훈 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있었던 발언을 문제삼아 '주적이 누군지 왜 말을 못합니까'라는 영상을 실었고, 국민의힘 쇄신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힌 영상에선 오 시장이 '민주당은 개딸들에게 휘둘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지원금을 겨냥한 '베네수엘라 직행열차'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나라 망하는 길'이란 글이 쓰여있습니다.

문제는 자극적이고 이념적으로 치우친 게시물이 서울시장 개인 유튜브에 버젓이 올라와있다는 점입니다. 고위공직자가 극우 유튜버 채널에서나 볼 법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관여돼있다면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 소지가 큽니다. 게다가 이들 콘텐츠는 별정직인 서울시 홍보담당 비서관과 2명의 임기제 공무원이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장이 공무원들을 개인 홍보에 동원한 게 사실이라면 직권남용 등 실정법 저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오 시장의 극우적 행보는 서울시 주관 행사에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미국 교수를 초청한 데서도 확인됩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북한인권서울포럼'에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학 교수를 기조강연자로 초청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급히 교체했습니다. 한국선거는 부정선거였고 중국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반복해온 탄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소년원 출신'이라는 가짜뉴스를 전파한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오른 인물입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서울시가 탄 교수를 초청한 건 오 시장이 극우 지지층에 구애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입니다.

이런 오 시장의 행태는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그가 보였던 이중적 태도와 유사합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직후 계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극렬 지지층의 탄핵 반대 시위가 격렬해지자 180도 달라졌습니다. 윤석열 체포영장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했고, 헌재를 향해선 "졸속 심판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이 풀려나자 "민주당이 진짜 내란 세력"이라고 강변하고, 극우에서 부정선거론이 들끓자 '선관위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오 시장이 보수인지, 극우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냉온탕을 오가는 메시지는 스스로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자충수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국민의 신뢰인데, 일관성 없는 행보는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오 시장은 개혁 보수 진영과 극우세력의 지지를 동시에 얻겠다는 계산이지만,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면 극렬 지지층 편에서 했던 발언이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오 시장은 앞서 대선에 활용할 의도로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 여론 반발이 거세지자 철회하는 등 정책적 측면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여파로 오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포기하는 등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 꼬리표는 여전히 떼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가 예고된 상황입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도전에 앞서 사면초가의 상황을 어떻게 뚫을 수 있을지가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저널리즘 책무실] 그럼에도 '브리핑 생중계'는 맞는 방향이다

대통령실의 '쌍방향 생중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한겨레신문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은 무엇보다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익명의 남용이 줄어든 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불편해할 만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말합니다. 기자가 시민을 대신해 권력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직업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아침을 열며] 엡스타인 '성접대 리스트', 들통난 트럼프 거짓말

미국에서 정계와 재계 엘리트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엡스타일 리스트 파문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곤경에 빠진 건 그 리스트에 트럼프가 포함됐느냐는 것보다 재집권하면 엡스타일 파일을 공개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아서라고 말합니다. 특히 이른바 '딥스로트'의 존재를 부정해 지지층의 음모론적 신념을 거스른 데 있다고 진단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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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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