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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입'이 한동훈 살렸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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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용산을 향해 맹공을 퍼부으며 기세를 올리는데는 최근 불거진 '명태균 사태'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명씨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비롯해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등을 연일 폭로하면서 한 대표가 역공을 취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는 분석입니다. 한 대표가 명씨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도 한 대표가 공세에 나선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처지가 다시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명씨 논란으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한 대표의 입지는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거듭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친윤계의 공세도 거세지면서 당내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습니다. 보수진영에서도 한 대표 무능론과 부적격론이 확산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각에선 조만간 한 대표를 축출하는 '김옥균 프로젝트'가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은 명씨가 등장하면서 단숨에 바뀌었습니다. 명품백 무혐의와 김 여사 처신 논란이 커지는 국면에서 터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습니다. 이 틈을 타 한 대표는 친한계 의원 모임과 원외당협위원장 회동 등을 통해 세 결집에 나섰고, 발언 수위도 김 여사 활동 자제, 검찰 도이치 사건 기소, 여사 라인 쇄신 등으로 점차 높아졌습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갑을관계가 역전됐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 대표가 명씨 사태 와중에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명씨와의 관계에서 전혀 엮일 게 없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명씨와의 관계가 언급되는 여러 인사들과 달리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한 대표는 명씨를 알 수 없었다는 점 등이 유리하게 작용한 셈입니다. 오히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의 당무 개입이 한 대표에 의해 제동이 걸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기세등등해진 모습입니다.

용산 대통령실도 한 대표의 공세에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불쾌해하는 기류가 팽배하지만 명씨 논란에 발목이 잡힌데다 여론도 좋지 않아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관망 분위기는 보궐선거까지만 유효하다는 게 용산 안팎에서 나오는 관측입니다. 만약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하면 이를 기화로 한 대표에게 대대적인 공격을 가할 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친한계에선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그 책임은 한 대표보다는 윤 대통령이 더 져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용산의 생각은 다릅니다. 지난 총선 패배 때도 대통령실이 당시 비대위원장인 한동훈이 자기 정치를 하느라 총선을 말아먹었다고 몰아붙였듯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통상적으로 해오던 수준의 지원사격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밑밥을 깐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발표하면서도 시기와 형식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만남의 성격을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고 지칭한 것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독대가 무산되거나 지난 7월과 같은 비서실장을 포함한 3자 회동 형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은 가변적일 수 있습니다. 16일의 보궐선거가 윤한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진욱의 시선] 한강, 폭력과 트라우마의 보편성

한강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각도에서의 폭력을 정면으로 응시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보편성을 갖습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최근 십여년간 세계의 찬사를 받은 한국의 문화생산물들의 주목할 만한 공통점은 폭력을 주제로 했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에서의 폭력의 경험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들이 세계 모든 곳에서 폭력을 겪은 사람들의 재건의 과정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 칼럼 보기

[이종석 칼럼] 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미 대선 판도가 안갯속인 가운데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이 초미의 관심입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의 당선은 윤석열 정부의 외골수 대북강경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내외의 압박을 추동할 거라고 말합니다. 적어도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에 대화와 협상이라는 잃었던 공간을 다시 열려는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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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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