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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주당의 낙관론을 경계한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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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6·3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둔 더불어민주당에는 요즘 긴장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장밋빛 전망이 여기저기서 넘쳐난다. 지방선거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고,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에 더 관심이 쏠려있다. 심지어 '보수의 성지'인 대구도 이길 수 있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고공 행진이다. 웬만한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기반이 탄탄해 보인다. 정권 교체 1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선거에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승리 보증수표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윤 어게인'과 절연하지 못하는 정당에 표를 줄 유권자는 거의 없다. 오죽하면 당내 소장파 모임조차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은 오롯이 장동혁 대표가 지라며 손발 들었겠나.

하지만 선거는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세월호 심판론'이 팽배하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국힘 전신)이 예상을 깨고 박빙의 성적을 낼 거라고 누가 예측했나. 문재인 정권심판론이 들끓던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전망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고개를 들지 말라"는 격언은 그래서 나왔다. 낙관론에 빠진 정당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이보다 어울리는 말은 없다.

지금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는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맞대결이다. 내리 5선의 연고를 주장하는 송영길과 '왕의 남자'를 자처하는 김남준 가운데 누가 이 대통령의 지역구를 차지할 지에 꽃혀있다. 서로 내 자리인 것처럼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마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예정된 것이라는 태도는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행정통합 문제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이재명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전남·광주통합법만 처리되고 대구·경북, 충남·대전 통합은 공회전 중이다. 논란의 단초는 국힘 내부의 갈등이 제공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것은 집권여당답지 않다. 국힘이 충남·대전통합에 협조해야 대구·경북 통합 법안을 처리해줄 수 있다는 식의 자세는 다분히 선거 공학으로 비친다. 여권이 그래서 얻을 게 뭔지 가늠하기 어렵다.

민주당, 6·3 지방선거서 장밋빛 전망 넘쳐나
선거보다 8월 전당대회 누가 되느냐 더 관심
공천과 권력싸움 몰두하면 민심 순식간 돌변

선거 승리를 기정사실로 여기다보니 민주당의 눈은 지방선거보다는 8월의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무산 사태로 수면 위로 올라온 계파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내후년 치러질 총선의 공천권을 쥔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권력투쟁 양상이 나타나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 공천권이 차기 대선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일 것이다. 이런 권력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민주당을 어떻게 볼 지는 물어볼 것도 없다.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지 1년도 채 안 돼 벌어지는 세 대결을 곱게 볼 리 만무하다.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 자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구속에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강 의원이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것도, 그 대가로 부적격자를 공천받도록 힘쓴 것도 민주당에 있을 때였다. 민주당 공천 비리가 강 의원만의 일이었겠느냐는 의구심이 이번 사태로 국민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한마디의 사과도 없다. 앞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선거를 목전에 둔 여당이 맞나 싶다.

민주당 광역단체장이 지금처럼 쪼그라든 건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 참패의 결과다. 대선 패배 직후 선거가 실시된 탓도 있지만, '졌잘싸' 분위기 속에 제대로 된 반성도, 책임론도 없었던 것도 패배의 요인이다. 당시 호남 지역 등 전통적 지지층이 민주당에 실망해 대거 투표에 불참한 것이 뼈아팠다. 아무리 지지자들이라도 겸손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정당은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태세가 돼있다. 민주당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지방선거까지 남은 89일은 짧으면서도 판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이란 사태'의 충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은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민생은 제쳐놓고 공천 다툼과 권력싸움에 몰두한다는 인상을 주면 민심은 순식간에 돌변할 수 있다. 지금은 민주당이 섣불리 축포를 터뜨릴 때가 아니다. 매사에 살얼음판을 걷듯 신중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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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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