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의 얄팍한 처신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단일화가 진흙탕에 빠진 가운데 한덕수 예비후보의 얄팍한 처신이 도마에 오릅니다. 윤석열 내란 사태와 정권 실패 공동책임자로서 명분 없이 조기 대선에 뛰어들고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단일화를 통해 '꽃가마'를 태워주기만을 팔짱끼고 기다리는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입니다. 자신은 조금도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는 듯한 한덕수의 이기적 자세가 단일화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덕수의 자질 부족과 무책임한 태도로 볼 때 단일화 과정에서 한계를 드러낼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한덕수의 당초 계산은 김문수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신속하게 단일화를 이룬 뒤 입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에 입당부터 할 경우 당원권 침해 등 법적 공정성 문제가 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출마선언 - 무소속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 단일화 승리 - 국민의힘 입당 - 반이재명 빅텐트가 한덕수가 그린 구상입니다. 하지만 경선 당시 조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던 김문수의 생각이 달라지면서 시작단계부터 차질이 생겼습니다.
통상 유력 정당 소속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씨름을 할 경우, 정당 후보가 시간을 끄는 게 일반적입니다. 무소속 후보는 조직력이나 자금력 등 모든 면에서 열세여서 시간을 끌수록 정당 소속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단일화 협상에서 무소속 후보가 이긴 경우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거의 유일합니다. 김문수는 이런 구도를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순항하리라던 낙관과 달리 단일화가 지체되자 한덕수 쪽에선 초조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실제 한덕수는 출마 선언 후 가장 주목을 끄는 첫 주를 눈에 띄는 일정 없이 흘려보냈습니다. 공식출마 선언이후 하루 한 두개의 일정만 소화하고, 서울에 머무르며 김문수 연락을 기다리느라 지난 2일의 광주방문 외에는 지역일정도 없었습니다. 애초 단일화만 염두에 두고 소규모 캠프를 꾸려 독자적인 일정을 수행하기가 역부족인 상항입니다.
단일화에 매몰되면서 별다른 공약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마 일주일이 다 된 7일에야 'AI 혁신전략부 신설'을 골자로 한 1호 공약을 내놓은 것만 봐도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개헌을 고리로 손학규, 정대철, 이낙연 등을 만났지만 영향력이 거의 없는 '원로 빅텐트' 그룹에 한정돼 있습니다. 한덕수가 강점으로 내세운 외교통상 전문가로서의 경쟁력도 실종된 상태입니다. 대선 출마라는 이벤트에도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단일화가 늦어지면서 한덕수가 완주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한덕수가 감당해야 할 금전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김문수와 단일화하더라도 11일 후보등록 마감일을 넘기면 '기호 2번'을 달 수 없고, 이 경우 한덕수는 선거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후보등록 기탁금 3억원은 물론 매일 수억원씩 들어가는 막대한 선거비용은 고스란히 한덕수가 감당해야 합니다. 한덕수가 7일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밑자락을 깔아둔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대선에 출마하는 정치인이라면 무엇보다 권력의지가 강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덕수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희생보다는 자신의 '사익'과 '노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출마했다는 인상이 짙습니다. 자신이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고 남들이 만들어준 밥에 숟가락을 올리겠다는 욕심 뿐입니다. 한덕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는 결기있는 행동을 50년 관료생활에서 해본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지금 그를 향하는 건 국민의 지지가 아니라 냉소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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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민 칼럼] 조희대 미스터리, 스릴러가 된 대선
경향신문 오창민 논설위원도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려 한 대법원의 판결은 국민주권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비판합니다. 법이 정의라는 그럴듯한 착각에서 벗어나, 법과 권한을 오남용하는 법원, 검찰 엘리트들의 실체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음모와 편법으로 내란 세력이 복귀를 시도하는 이번 대선에서 주권자가 승리하는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